청소년들의 온라인 활동이 늘면서 온라인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는 청소년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9∼11월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및 중·고교 학생 1만7140명을 대상으로 ‘2022년 청소년 매체 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를 한 결과, 성폭력 피해를 입은 청소년이 5.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2년 전 조사(1.8%) 때보다 3.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성폭력 가해자 중 ‘온라인(인터넷)에서 새로 알게 된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17.3%)이 2020년(9.9%) 조사 때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같은 학교 다니는 사람’이 가해자인 비율은 47.6%로, 2020년(47.4%)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여가부는 “청소년들의 온라인 활동이 늘면서 성폭력, 성적 괴롭힘 등 여러 유해 요인에 노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 관람 불가’ ‘19세 이상 시청가’로 표시된 성인용 티브이(TV) 프로그램, 영화, 동영상 등을 본 적이 있다는 청소년 비율도 2020년 37.4%에서 47.5%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성인용 영상을 본 적이 있다는 초등학생 비율은 2018년 19.6%에서 2020년 33.8%, 지난해 40.4%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번 조사에선 처음으로 환각성 약물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문항이 추가됐다. 마약류 진통제(펜타닐 패치) 사용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0.4%, 환각성 물질인 식욕억제제(나비약)를 복용 경험은 0.9%인 것으로 조사됐다.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약효가 50~100배가량 센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응답자들은 주로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구입했다고 답변했다.
여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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