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vs 법률 플랫폼’ 2년 갈등 확전…업체 대표 “날 제명해라” 왜?

로앤굿 제공

법조계에서 ‘제2의 타다’ 사태로 불리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과 온라인 법률플랫폼의 갈등이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법률플랫폼은 온라인에서 변호사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변협은 이런 서비스가 ‘변호사 소개 및 알선을 금지’한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보고 지난해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징계했는데, 계속된 갈등으로 서비스가 고사 위기에 직면하자 업체 대표가 변협과 전면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법률플랫폼 ‘로앤굿’ 대표인 민명기 변호사는 3일 서울 강남구 로앤굿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또다른 법률플랫폼인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 철회와 함께 자신에 대한 제명 징계를 변협에 요구했다. 변협이 자신을 징계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률플랫폼이 변호사법을 위반했는지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전략이다. 민 변호사는 “플랫폼에 단순 가입한 변호사 수백명을 인질로 삼아 괴롭히지 말고 변협은 플랫폼을 운영하는 변호사인 나를 제명하라”며 “(징계를 하면 곧장)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 행정소송 결과 변협이 패소하면 징계에 찬성한 집행부는 모두 총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민 변호사는 2022년 7월 플랫폼 운영(겸직불허가 위반)을 이유로 정직 1년의 중징계를 받은 상태다. 

 민 변호사는 법률플랫폼에 대한 검·경의 무혐의 처분과 헌법재판소 판단에도 변협이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자 ‘생존’을 위해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헌재는 변협 징계가 변호사의 자유를 침해했는지만 판단했지 법률플랫폼의 위법성을 판단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민 변호사는 “변협이 로앤굿을 형사고발 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뒤 로앤굿 변호사 활동이 30% 감소하는 등 타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 변호사는 이날 변협에 리걸테크(정보기술과 결합한 법률서비스)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자고도 제안했다. 

 같은 날 오후 변협은 일본 법무성 관계자들과 지난달 30일 만나 ‘한일 양국의 리걸테크 대응과 규제 정책’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상 맞대응에 나섰다. 변협은 보도자료에서 “사설법률플랫폼 규제 전반에 일본이 상당히 공감했다”고 밝혔다. 변협은 보도자료에서 법률플랫폼의 형량 예측 서비스, 인공지능(AI) 법률상담, 소송착수금 대출 서비스 알선행위가 모두 위법 소지가 있다고 ‘일본 법무성의 전언’으로 설명했다.

 또한 변협은 그 자리에서 일본 법무상 관계자들에게 “헌재가 대부분의 (변협) 규정을 합헌으로 판단했다. 대한변협의 로톡 가입 회원들에 대한 징계에는 문제가 없었다. 로톡이 헌재의 결정 내용을 왜곡시켜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로톡 수사에 대해서도 “왜곡된 홍보로 인해 그간 잘못 알고 있었던 로앤컴퍼니에 대한 불기소처분도 변협이 아니라 자발적 변호사들의 단체인 직역수호단에 의한 고소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편, 변협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변호사들은 이에 불복해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법무부는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고 있다.  

오연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