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가수 싸이의 흠뻑쇼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싸이의 ‘흠뻑쇼’ 공연이 열리는 일부 지역 숙박업소들이 공연일 전후 요금을 가파르게 올려 ‘바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숙박 요금 책정은 업주 자율에 맡겨져 있는 데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지도 점검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7일 <한겨레>가 한 숙박 예약 어플을 통해 검색한 결과 전남 여수시의 ㄱ호텔은 평일인 13일 하루 숙박 요금이 8만원이다. 그런데 ‘흠뻑쇼’가 열리는 당일인 15일 토요일 요금은 70만원에 달한다. 같은 달 다른 주말(22일)이나 여름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8월 중순 주말(8월19일) 요금이 17만원이므로, 주말 기준 4배 넘게 비싼 요금이다. 당장 8일 ‘흠뻑쇼’가 열리는 강원 원주시의 ㄴ호텔도 7일 8만원인 요금이 8일에는 25만원까지 뛰었다. 1주일 뒤 주말(15일) 요금은 8만원이다.
앞서 예약했던 고객에게 숙박업소가 예약 취소를 요구한 사례가 알려져 논란이 됐던 전북 익산시 상황도 비슷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익산시청 쪽에서는 업주들과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날 숙박 예약 어플을 검색한 결과 익산의 한 무인텔은 ‘흠뻑쇼’가 열리는 8월5일 토요일 숙박료를 18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무인텔의 8월 평일 요금은 3만5000원, 주말 요금도 4만원 정도다.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3’ 전국 공연 일정. 사진 피네이션
현재로서는 업주들에게 요금 인하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 부당한 숙박요금과 관련해 행정기관이 단속할 수 있는 근거는 ‘공중위생관리법’이다. 이 법에 따른 ‘공중위생영업자가 준수하여야 하는 위생관리기준 등’을 보면 숙박영업자는 업소 내에 숙박업신고증을, 접객대에 숙박요금표를 각각 게시해야 하며, 게시된 숙박요금을 준수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를 어기면 1차 경고 또는 개선명령, 2차 영업정지 5일, 3차 영업정지 10일, 4차 영업장 폐쇄 명령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상된 요금을 제대로 게시만 하고 그 요금대로 받는다면 행정처분을 할 근거가 없다.
다만 보다 적극적으로 업주들과 손을 잡고 ‘바가지요금’을 해소하려고 나선 지자체는 있다. 강원 동해시의 경우 ‘피서철 숙박요금 피크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성수기(7~8월) 숙박요금을 평상시 요금의 최대 2배 이내로 책정하고 사전신고하면 시에서 해당 숙박업소의 명단을 시청 누리집이나 언론 보도자료 등을 통해 홍보해주는 식이다. 올해의 경우 모두 96곳이 동참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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