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경남 거제시 거제조선해양문화관 내 위치한 거북선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20억원가량의 예산을 들여 제작했지만 미국산 소나무로 만들어진 사실이 드러나며 ‘짝퉁’ 오명이 붙었던 거제 거북선이 11일 결국 철거됐다. 나무는 소각장에 보내 불태우고, 철물은 고물상으로 팔려간다.
거제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경남 거제시 일운면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앞마당에 전시된 거북선을 철거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돛대 등은 이미 전날 제거했고 이날은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포크레인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거북선을 철거했다. 철거 작업은 12일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오전 경남 거제시 거제조선해양문화관 내 위치한 거북선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경남 거제시 거제조선해양문화관 내 위치한 거북선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3층(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 규모의 거북선은 전체적으로 심하게 부식된 상태라 일부분도 남기지 않고 완전히 폐기한다. 철물을 고물로 처리하면 150만원 정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북선은 지난 2010년 역사 및 문화자원 개발 사업인 ‘이순신 프로젝트’ 일환으로, 1592년 당시 거북선, 판옥선 모습과 동일하게 제작됐다. 재료도 당시와 같은 금강송을 사용할 계획이었다. 국·도비를 포함해 20억원에 가까운 사업비가 들어갔다. 하지만 2011년 경남도의회에서 이들 배에 미국산 소나무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짝퉁’ 논란이 불거졌다. 경찰 조사 결과 제작을 담당한 조선소가 수입산 목재를 80% 이상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상남도는 제작 업체에 약 7억원의 계약 보증금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거북선과 판옥선을 인수했고 거북선은 거제시에, 판옥선은 통영시에 각각 넘겼다.
11일 오전 경남 거제시 거제조선해양문화관 내 위치한 거북선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거제시가 거북선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에 바다에 띄웠지만 바닥에 물이 새고 균형이 맞지 않아 2012년 뭍으로 끌어올렸고 지금껏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앞마당에 전시해 왔다. 하지만 소금기 머금은 비바람에 거북선 목재가 빠른 속도로 썩었고 거제시는 처분을 결정했다. 7차례 유찰 끝에 5월16일 신아무개씨가 154만원에 낙찰을 받았으나, 이송 비용 문제 등으로 끝내 인도를 포기하면서 이날 철거되고 말았다.
2011년 6월17일 경남 거제시 지세포 조선해양문화관 앞 해상에 도착한 거북선. 연합뉴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