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내년도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지표를 심의하는 회의에서 ‘성별영향평가’ 지표 삭제 여부를 검토 중인 일이
한겨레 보도로 알려지자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이 “성평등 후퇴를 초래할 것”이라며 비판했다.
한국와이더블유시에이(YWCA)연합회를 비롯한 전국 231개 여성시민사회단체는 27일 공동성명을 내어 “각 지방자치단체가 성평등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기 위해서는 성별영향평가 지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성별영향평가 지표를 삭제하는 건 퇴행”이라고 지적했다. 성별영향평가란 주요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정책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행안부 소속 ‘지자체 합동평가 위원회 지표개발추진단’은 지난 3일 1차 회의에서 성별영향평가 내실화 지표를 ‘삭제’ 지표로 분류했다. 모든 지자체가 성별영향평가 지표 목표치를 달성해 변별력이 없고, 2015년 도입 이후 어느 정도 목표 달성이 이뤄졌다고 보고 일몰(삭제) 지표로 분류했다는 것이 행안부의 설명이다.
여성단체들은 “올해 정책개선 이행률 목표치의 최대치가 24%로 매우 낮은 수준인데, 낮은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했다는 이유로 지표를 삭제한다는 것은 기만”이라며 “해당 지표가 삭제된다면 성인지 예산제도마저 그 실효성에 심각한 손상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인지 예산제는 예산 편성, 집행 과정에서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단체들은 또 “성별영향평가 지표가 합동평가 지표에서 삭제된다면 이미 축소 움직임을 보이는 지자체 성평등 정책 연구기능은 더욱 약화할 것”이라며 “(행안부 소속) 지자체 합동평가 지표개발추진단은 성별영향평가 지표를 반드시 포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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