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에서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버스에 짐을 싣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 3만7천여명이 8일 오전 10시부터 새만금 야영지에서 철수를 시작했다. 정부가 전날 비상 대피 계획을 발표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모든 잼버리 참가자들이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하는 듯했으나, 일부 참가자는 전북 지역에 머무는 것으로 정해졌다.
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잼버리 참가자들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외에도 충북 청주, 충남 천안, 대전, 세종에 있는 숙식 및 숙박 제공 가능 시설로 이동한다. 단 아랍권 국가 온 참가단은 전북 지역에 있는 시설에서 생활하기로 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조직위) 쪽은 “그동안 잼버리 야영지 안에서 음식 제공을 담당한 업체가 아랍권 국가 대표단을 위해 ‘할랄’ 음식을 제공해 왔는데, 같은 전북 지역에 있으면 해당 업체가 할랄 음식 배송이 원활하다고 판단해 참가자들이 할랄 음식을 먹는 국가 대표단은 전북 지역에 머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할랄 음식이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슬람교도가 먹을 수 있도록 허용된 음식을 말한다.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에서 홍콩 스카우트 대원들이 짐을 챙겨 잼버리 야영지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전날 오후 연맹 공식 누리집에 태풍 카눈에 대비해 새만금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도 잼버리 참가자들을 8일 오전 수도권으로 이동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7일 밤까지도 숙소가 정해지지 않는 등의 혼란을 겪었다.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이날 저녁 전국 시·도지사 회의가 열렸지만, 저녁 9시 다 돼서 공표한 회의 결론은 샤워시설·화장실·식당 등을 갖춘 학교 기숙사·연수원·군 시설 등을 취합해 조직위와 세계스카우트연맹에 제시한다는 내용뿐이었다.
어느 나라 대표단이 어느 지역, 어느 시설로 갈지 최종 결정은 세계연맹과 조직위가 하기로 했는데, 야영지 철수 1시간 전인 이날 오전까지도 아랍권 국가 참가자들이 전북에 남기로 한 것을 제외하면 구체적 이동 계획이 결정되지 않았다.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에서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철수한 뒤 텐트 팔레트만 놓여 있다. 연합뉴스
혼선은 언론 대상 브리핑에서도 일어났다. 조직위는 잼버리 참가자들의 퇴영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퇴영 당일 브리핑을 열지 않겠다고 했으나, 기자들의 항의에 오전 11시에 브리핑을 열겠다고 다시 공지했다.
애초 이날 브리핑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나설 예정이었나, 브리핑 8분 전 김 장관은 제외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잼버리 참가자 숙소와 수송 관련한 내용이 발표될 예정으로 세계잼버리 공식 유튜브에서 생중계 된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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