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등의 영향으로 전국 유·초·중·고 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9만6000여명 줄어든 가운데 고등학교에 다니다 그만둔 학업중단율은 1.9%로 지난 10년간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능 준비에 ‘올인’하기 위해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30일 발표한 ‘2023년 교육기본통계’를 보면, 지난해 기준 초·중·고 학생의 학업중단율은 1%(5만2981명)로 2021년(0.8%, 4만2755명)에 견줘 0.2%포인트 늘었다. 특히 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은 1.9%(2만3981명)에 달했다. 2년 전인 2020년(1.1%, 1만4439명)에 견줘 1만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 10년 사이 최대치이기도 하다. 초·중학생은 각각 0.7%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코로나 팬데믹이 풀리면서 해외 출국하는 학생이 많아졌고, 검정고시를 택하는 등 대학 입시의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등학교 학업중단 사유를 보면, 자퇴를 택한 학생들은 ‘기타’(1만4731명)를 제외하고는 ‘부적응’(5327명)을 가장 많이 꼽았는데 이 중에서도 ‘학업’ 때문에 학교를 그만둔다는 학생이 1962명(기타 2914명, 대인 269명, 학교 182명)에 달했다. 그 외 해외출국 2168명, 질병 1268명, 퇴학 291명, 가사 115명 등이 사유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는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종로학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2018~2023학년도 대학알리미 공시 분석’을 보면 서울 주요 10개 대학 2023학년도 검정고시 합격생은 524명으로, 2018학년도(276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검정고시 출신 4년제 대학 입학생도 4553명에서 7690명으로 68.9%(3137명) 증가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서울 16개 주요 대학의 정시 선발 비율이 40% 이상으로 증가했다.
학령인구 감소 영향으로 전체 학생 수는 지속해서 줄고 있다. 전체 유·초·중·고 학생 수는 578만3612명으로 지난해보다 1.6%(9만6156명) 감소했다. 학생 수는 1986년 1031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36년째 하락 추세다. 전국 유·초·중·고교 수는 2만605개로 작년보다 91곳 감소했는데, 유치원이 121개나 줄어든 영향이 크다. 초·중·고·기타학교는 모두 소폭 증가했다. 교원 수는 50만8850명으로 작년보다 1057명(0.2%) 늘었고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유치원 9.4명, 초등학교 13.3명, 중학교 11.6명, 고등학교 9.8명으로 집계됐다.
고등교육기관도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재학생, 휴학생, 학사학위 취득 유예생을 합친 전체 고등교육기관 재적 학생은 304만2848명으로 작년보다 7만4692명(2.4%) 감소했다. 다만 전체 외국 학생 수는 18만1842명으로 지난해(1만4950명)에 견줘 9% 늘었다. 전국 고등교육기관 수는 424개교로 전년 대비 2곳 줄었다. 유형별로는 일반대학 190개, 교육대학 10개, 전문대학 133개, 기타 47개, 대학원대학 44개로 집계됐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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