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죄 개정을 위한 연대회의와 여성시민사회 243개 단체가 지난 7월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관 앞에서 형법 297조 강간죄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성폭력 가해자 10명 중 6명은 피해자가 집, 직장, 학교 등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이라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는 이런 내용이 담긴 ‘2022년 성폭력 피해자 지원 현황’을 7일 공개했다. 전성협은 전국 135개 성폭력상담소 회원단체 중 131개 상담소의 지난해 운영 실적을 취합해, 올해부터 매년 성폭력 피해자 지원 현황을 발표하기로 했다.
지난해 전성협에서 지원한 성폭력 피해자는 총 1만5416명으로, 피해자 94.2%가 여성이었다. 강간(유사강간 포함) 피해자가 35.7%로 가장 많았으며, 강제추행이 32.9%로 그 다음이었다. 카메라 등 이용 촬영(불법촬영) 및 통신매체 이용 음란행위 피해자는 16.1%였다.
성인(19살∼65살 미만) 피해자가 57.6%로 가장 많았으며, 19살 미만 피해자 비율도 27.7%로 상당했다. 19살 미만 피해자 중 13∼19살 미만 피해자가 가장 많은 비중(68.7%)을 차지했다.
성폭력 가해자는 총 1만5751명이었다. 직장 관계자와 학교 동급생·선후배·친구가 가해자인 경우가 각각 16.6%, 12.5%로 많았다. 또 친족 및 친인척(전·현 배우자 포함) 9.6%, 채팅 상대방 8.0%, 전·현 애인 6.8%, 데이트 상대방 3.0%, 서비스 제공 관련자 2.9%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를 종합하면 가해자의 약 60%(59.4%)가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전성협의 설명이다. 전성협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및 삶의 터전 곳곳에서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성협은 이런 통계를 토대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동등한 존재로 인정하지 않는 성차별적 문화 및 남성 중심적 문화를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정책 기능을 강화하고, 저항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없는 성폭력도 처벌할 수 있도록 강간죄 관련 법률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에 성폭력 피해자 지원 정책 및 예산 강화를 요구했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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