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14일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베트남 공안, 다문화가정, 유학생 등 250여명을 초청, 친선축구경기 및 합동문화공연을 내용으로 하는 ‘한-베트남 경찰 교류협력 행사’를 개최했다. 경찰청 제공
윤희근 경찰청장이 14일 베트남 공안을 초청해 친선 축구경기를 직접 뛰고 문화공연과 만찬 등을 열었다. 경찰 내부에서는 조직개편과 감찰 등으로 내부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청장이 직접 축구 경기까지 뛰는 게 적절하냐는 뒷말도 나온다.
경찰청은 이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공안부 응웬 반 롱 차관 등 베트남 공안 55명을 초청해 제1차 ‘한-베트남 경찰 교류협력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친선축구(2회)와 다문화가정 대상 공연행사, 한국 경찰의 치안시스템 견학, 전통 문화체험 등에 이어 만찬도 이어졌다. 특히 양국 대표팀의 친선 축구경기를 우선 진행한 뒤, 윤희근 경찰청장과 베트남 공안부 차관 참여로 양국 선수가 혼합된 기획행사 경기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올해 4월과 6월에 있었던 양국 치안총수회담과 6월 윤석열 대통령 베트남 방문의 후속 조치의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대한축구협회‧한국관광공사 등 관계기관 협조를 통해 추진됐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기념사에서 “양국 경찰기관이 업무적인 협력관계를 넘어 진정한 가족이자 친구로 거듭나는 기념비적인 행사”라며 “향후 양 기관이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해 상호 재외국민 보호 및 공조수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장이 이날 행사에 참여한 것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불만도 나오는 상황이다. 잇단 흉악범죄로 치안 인력을 늘리는 조직 개편을 예고하면서, 도보순찰 등을 강화한 데 이어 지역 경찰에 대해 대규모 감사에 착수한 것 등을 두고 내부 반발도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경찰 간부는 “행사는 몇달 전부터 준비했다고 하지만, 지역경찰관들이 세 시간씩 도보 순찰하고 감사까지 받는 상황에 직접 청장이 축구 경기까지 뛰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만찬 자리에 노래방 기계까지 마련했다는 얘기를 듣고 청장이 그럴 때인지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일선 경찰관도 “부산 목욕탕 화재 사고 현장에서 화상을 입은 경찰관들이 간호비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데 그곳을 먼저 가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청장이 내부 분위기보다 대외적 이미지를 중요시 여긴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 경찰 내부망에도 “청장은 어려움에 처한 동료들을 살피는 일에 지금이라도 달려가야 하지 않을까. 현장에 나가서 현장근무자들의 고충을 살피고 산적해 있는 각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3개월 전부터 약속된 치안 외교 차원의 행사”라며 “베트남은 우리 국민이 많이 거주하기도 하고, 도피 사범과 마약 밀수 등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아 스킨십을 강화해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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