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일하는 전도사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맞는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근로기준법·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목사 이아무개(69)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파기환송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강원 춘천시의 교회 담임목사 이씨는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전도사의 임금 7995만원과 퇴직금 1758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의 쟁점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이씨를 사용자로, 전도사를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는지였다. 1심은 근로자가 아니라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근로자가 맞는다며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전도사가 교회에서 매달 받는 사례금 명목의 돈이 유일한 수입이었던 점, 이씨가 이 돈에 근로소득세 원청징수를 하고 전도사를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 신고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2심 재판부는 “설령 전도사가 종교활동의 일환으로 근로를 제공했다 하더라도, 전도사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해 법의 보호를 받는지는 종교적 교리에 의해 판단이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전도사를 근로자로 인정한 2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다만 임금 중 일부는 소멸시효가 지나 지급 의무가 없다고 보고 체불액을 다시 계산하라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에 파기환송심을 맡은 춘천지법은 이씨가 임금 5151만원과 퇴직금 1722만원을 체불한 것으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재상고심에서 ‘상고 기각’으로 확정됐다.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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