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두 번째로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로런스 포시트(58)가 수술 받기 전 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메릴랜드 의대 제공.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이 사상 두 번째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심장을 살아있는 환자에게 이식했다.
뉴욕타임스와 메릴랜드 대학 의료센터의 발표를 23일 종합하면, 이 대학 외과 의사들은 지난 20일 말기 심장병을 앓고 있는 로런스 포시트(58)에게 유전적으로 변형된 돼지 심장을 이식했다.
연구팀은 이번 수술에서 10개의 유전자가 조작된 돼지의 심장을 사용했으며, 인체가 돼지 심장을 인간의 심장으로 인식하도록 6개의 인간 유전자를 환자의 몸에 삽입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인체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첫 번째 이식 때 사용되지 않았던 최신 기술을 사용해 바이러스와 항체 등을 검사했다.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인 로런스 포시트는 “현재 잘 회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의료센터는 밝혔다. 해군 출신에 두 아이의 아버지인 포시트는 수술 전 ”적어도 지금은 희망이 있고, 기회가 있다”면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의료센터는 전했다.
이번 이식은 지난해 1월 이 대학 의료센터가 수행한 첫 번째 이식에 이은 두 번째 시도였다. 이번 이식도 첫 번째 환자를 수술한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가 맡았다.
하지만 첫 번째 환자인 데이비드 베넷(57)은 이식 후 돼지 심장은 잘 기능했지만, 두 달 뒤 숨졌다. 메릴랜드 의대 쪽은 정확한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바이러스를 원인으로 추정했다. 최근에는 뉴욕대(NYU) 연구팀이 뇌사 환자 2명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하기도 했다. 돼지 심장은 뇌사자의 신체에서 3일간 정상적으로 기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장기이식 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기자가 10만 명이 넘지만, 장기 부족 탓에 해마다 수천 명이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사망한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