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계자가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저위험 권총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들어 경찰관 총기 오발 사고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적극적인 총기 사용을 강조하기에 앞서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경찰청 내부감사에서는 ‘사격 교육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경찰 총기 오발 사고는 2021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최근 3년간 총 10건 발생했다. 이중 올해 발생한 사고는 6건(60%)이다.
이후 이달에만 6일(대구 달서경찰서)과 15일(서울 중랑경찰서) 2건의 총기사고가 추가로 발생해 올해 이미 총기 사고 8건이 발생했다. 최근 3년간 12건의 총기 사고 중 8건(66.7%)이 올해 벌어졌다.
3년간 발생한 총기 사고는 대부분(7건) 공포탄으로 인한 사고였지만, 실탄 사고도 5건으로 적지 않았다. 올해 발생한 사고 8건 중에서도 5건은 공포탄, 3건이 실탄 사고였다. 조작 미숙과 권총 오작동 등이 이유였다.
총기사고는 늘고 있지만, 경찰은 잇딴 무차별 강력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 경찰에 ‘저위험 권총’을 대거 지급하고 적극적으로 총기를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경찰관 사격교육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경찰청 감사담당관이 지난해 4~5월 경찰대학·경찰인재개발원(인재원)을 상대로 진행한 감사 내용을 보면, 인재원에 현장경찰관 사격교육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경고·주의 및 통보를 내렸다. 인재원이 규정상 사격교육을 포함한 교육훈련에 관한 기본계획 등을 수립·전파해야 했는데, 이를 인재원이 상당 기간 지체해 사격교육이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경찰대학의 시뮬레이션 사격장 총기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뮬레이션 사격장은 경찰대학이 경찰관의 사격술 향상을 위해 마련한 교육시설 중 하나다. 하지만 경찰청 감사실은 “시뮬레이션 사격장 관련 총기 및 시뮬레이터 관리를 소홀히 해 교육 효과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찰청이 지난 3월 실시한 ‘저위험 권총’ 100정의 성능 테스트에서는 15개 중 4개 항목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권총을 떨어트렸을 때 총탄에 ‘공이 자국’이 난 점이 지적됐다. 총기를 바닥에 떨어지면 격발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경찰청 관계자는 “문제가 될 수준의 공이 깊이는 아니었다”며 “4개 항목도 개선할 부분을 찾은 거지 권총이 부적합하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성만 의원은 “정부 방침대로 총기 소지가 늘어나면 오발 사고는 더 잦아질 우려가 있다”며 “무작정 총기를 보급할 게 아니라 관련 안전·교육 대책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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