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자신을 육군 말년 병장이라고 소개한 한 장병이 군대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서울 노원구의 한 커피숍에서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음료 컵을 받은 사연을 전해 화제가 됐다. 육대전 페이스북 갈무리
육군 장병이 주문한 음료 컵 뚜껑에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적어 전해 국가보훈부도 찾아 나선 카페 직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감사함을 조금이라도 표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20대 하지호씨는 지난 9일 채널에이(A) 프로그램 ‘김진의 돌직구 쇼’의 ‘모닝콜’ 코너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씨는 “원래 모든 군인분들한테 그 문구(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를 써드리는데 당시 손님이 음료를 주문하실 때 (제복을 입은 것을 보니) 군인분이셔서 메모를 적게 됐다”며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사촌 동생이 부사관으로 근무 중이기도 하다는 하씨는 “군인분들은 감사함을 당연히 받아야 되는 존재라고 생각해서 감사함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고 싶었다”며 “저의 작은 행동으로 군인분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으실까 (생각한다). 나라를 위한 희생이라는 것이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이 직접 하씨를 찾아 나서는 등 화제가 됐다는 진행자의 말에는 “힘들게 근무하고 계실 다른 군인분들도 계실 텐데 제가 조명을 받는 게 좀 죄송스럽다”며 “이런 작은 행동이 그냥 누군가에게는 큰 기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이 감사함을 많이 표현해서 낭만이 가득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9일 채널에이(A) 프로그램 ‘김진의 돌직구 쇼’의 ‘모닝콜’ 코너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하지호씨. 유튜브 갈무리
앞서 지난 4일 군 제보 플랫폼인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자신을 육군 말년 병장이라고 소개한 ㄱ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ㄱ씨는 글에서 “두 달 전 (서울) 노원구의 카페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메뉴를 고르고 픽업하고 집에 와보니 음료 컵에 뭔가가 적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ㄱ씨가 함께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음료 컵 뚜껑에는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손글씨가 적혀 있었다. ㄱ씨는 “대한민국 육군 용사로서 누군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달받았다. 아직 세상은 넓고 따듯하다”며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는) 한 문장에서 위로를 함께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같은 군인으로서 마음 아픈 사건들이 많았는데 아직 세상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모든 국군장병이 무사 전역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국가보훈부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보훈부가 찾습니다’라는 사진과 함께 “사람을 찾는다”고 알렸다. 보훈부 페이스북 갈무리
해당 사연이 화제가 되자 보훈부는 6일 페이스북에 하씨를 찾는 글을 올리고 “이번에는 보훈부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 장관도 다음날인 7일 페이스북에 보훈부 공지 글을 공유하며 “아름다운 선행을 베푼 그 여성에게 머리 숙여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가능하다면 이 여성을 보훈부로 초대해 따뜻한 밥이라도 함께하며 제일 큰 표창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썼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