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1일 오전 경기도 가평소방서 가평119안전센터 대원들이 21일 차고탈출 훈련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소방청은 5년 전 ‘소방경 이상 여성 간부 비율을 2022년까지 5%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소방경’은 일선 소방서의 계장 또는 119안전센터장 등을 맡는 중간 관리직 계급이다. 5년이 지난 지금, 여성 소방 관리직 비율은 여전히 4%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24일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직급별 소방공무원 성별 현황’ 자료를 보니, 올해 8월 기준 소방경 이상 공무원(8095명) 가운데 여성 비율은 4.2%(339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준감’(시·도 소방본부장, 소방청 과장 등) 이상 고위 관리직의 경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 낮아졌다. 소방준감 이상 공무원은 모두 56명인데, 이 가운데 여성은 고민자 서울소방학교장(소방준감)과 이오숙 소방청 대변인(소방준감) 등 단 2명(3.6%)뿐이다.
소방청은 2018년 소방경 이상 여성 간부 비율을 2022년 5%대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방경 이상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2019년 3.0%에서 2022년 3.7%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 결국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소방은 특정직(외무·경찰·검사·교육·소방) 공무원 가운데서도 여성 비율이 가장 낮은 직종이기도 하다. 인사혁신처가 지난 9월 공개한 ‘2023 공공부문 통합인사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2016년 3.1%에서 2018년 5.1%, 2020년 9.7%, 2022년 10.3%로 해마다 조금씩 증가했으나, 교육(73.1%), 외무(42.6%), 검사(33.6%), 경찰(14.5%)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소방과 함께 전통적으로 ‘남성적 업무’로 여겨졌던 경찰과 비교해봐도, 지난해 소방정(일선 소방서장 등) 이상 여성 소방 간부 비율(3.1%)은 총경(일선 경찰서장 등) 이상 여성 경찰 간부 비율(4.8%)보다도 낮았다.
용혜인 의원은 “소방은 경찰과 함께 전통적으로 남성적인 업무로 여겨져 여성 비율이 항상 저조한데도, 공공 분야에서의 여성 관리직 비율을 늘리기 위한 정부의 ‘공공 부문 성별 대표성 제고’ 계획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며 “소방도 여성 공무원 비율을 높이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성별 대표성 제고 계획 분야로 새로 추가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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