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측근으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상임감사에 임명돼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이아무개(56)씨가 취임 직후 출장차 지역 언론사를 여러 차례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 순회’는 학교 업무와 회계 등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감찰하는 감사 업무와 동떨어진 행보여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씨는 직전까지 김 대표 지역구(울산 남구을) 사무국장을 맡으며 지역구 관리를 해온 인물이다.
24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유니스트로부터 제출받은 이씨의 출장내역서를 보면, 이씨는 지난달 14일 학교에 ‘관내출장신청서’를 내고 울산 지역 언론사인 ㄱ일보를 방문했다. 11일 감사 업무를 시작한 지 나흘 만에 ‘유관기관 업무 협의’를 위해 지역 언론사를 찾은 것이다. ㄱ일보는 이씨의 첫 출장지다. 이후 ㄱ일보는 “이씨가 본사를 내방해 언론사 대표이사와 환담을 나누고 기념촬영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씨는 지난달 21일에도 ㄴ신문과 ㄷ경제신문을 찾았고, 이달 12일에도 ㄹ일보를 방문했다. ㄹ일보는 지난 6월 여권 관계자 발로 유니스트 감사에 이씨가 유력하다는 보도를 낸 곳이기도 하다. 유니스트 감사후보추천위원회가 이씨를 포함한 2명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한 이후, 이사회가 최종 선정을 하기 이전이다. 다만 이 신문은 감사후보추천위가 이씨를 최종후보자로 정부에 추천했고, 정부도 사실상 이씨를 적격자로 판단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씨가 취임 직후 지역 언론사를 잇달아 방문한 것을 두고 지역 안팎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역 대학 감사가 언론사를 찾을 이유도 없고, 찾은 전례도 없기 때문이다. 이씨가 지난 11일까지 한달여 간 다녀온 출장은 총 8건으로 이 중 3건이 언론사를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직전까지 유니스트 감사가 언론사를 출장차 찾은 적은 한번도 없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유니스트 감사가 본인 감사 실적을 홍보할 것도 아니고 언론사를 찾을 일이 뭐가 있느냐”며 “기관장이라면 몰라도 대학 감사가 언론사에 인사하러 간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 당 대표 사무국장을 하면서 지역 언론들과 접촉이 많았을 테니 인사치레로 간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조승래 의원은 “유니스트 감사가 직무와 관련 없는 지역 언론사를 공식 출장 명목으로 방문한 것은 자질이 의심스러운 행태다. 본인을 아직도 정치인 사무국장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선임과정부터 임명 이후까지도 문제투성이 인사”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 과방위는 이날 유니스트를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원(KA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53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이씨는 이날 유니스트 기관증인으로 참석한다. 야당은 감사 이력이 전무한 이씨가 어떻게 ‘감사 전문가’보다 전문성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감사 자리에 오르게 됐는지 등 선임 과정 전반을 따져 물을 예정이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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