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근무하는 빌딩의 건물주를 살해하고 도주한 30대 주차관리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주차장 운영자가 도주 경로의 시시티브이(CCTV)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두 사람의 공모 여부를 조사 중이다.
1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영등포구 한 빌딩에서 해당 건물주인 80대 ㄱ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김아무개씨를 전날(12일) 밤 9시32분 케이티엑스(KTX) 강릉역 앞에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건물 주차관리인인 김씨가 흉기를 준비해 건물 6층에서 ㄱ씨가 출근하기를 기다리다 12일 오전 10시께 ㄱ씨가 출근하자 옥상으로 데리고 가 살해한 뒤 도주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12일 낮 1시10분께 건물관리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ㄱ씨가 숨진 사실을 확인한 뒤 추적 끝에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김씨를 도와 도주 경로의 시시티브이(CCTV) 영상을 삭제한 ㄱ씨 건물 주차장 운영자 40대 조아무개씨도 12일 밤 10시10분께 영등포서 형사과 사무실에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당초 조씨를 해당 사건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었으나 증거인멸 혐의를 포착하고 피의자로 전환했다. 조씨는 이 건물 옆 모텔을 소유하면서, ㄱ씨로부터 주차장 부지를 임차해 운영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2020년 4월부터 ㄱ씨를 살해한 김씨를 모텔 관리 및 주차관리원으로 고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살해 사실과 시시티브이 삭제 사실은 인정하나 구체적인 진술은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상대로 공모 여부와 범행 전후 과정 등을 수사할 예정이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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