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인력 전진배치 추진…입주희망 계열사 줄서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을 타고 오다가 드디어 여행을 마칠 무렵에 오른쪽 길옆으로 보이는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빌딩은 서울 입성을 알리는 이정표 가운데 하나이다. 지금 그 옆에 ‘쌍둥이’로 세우고 있는 빌딩(지상 21층)이 바로 검찰이 인·허가 비리 혐의로 문제삼고 있는 건물이다.
현대차는 지난 2001년 10월 농협이 지은 양재동 건물을 인수하면서 지금의 증축을 계속 추진해 왔다. 그래서 공사 이름도 ‘사옥 신축’이 아니라 ‘연구센터 공사’로 돼있다. 올해 11월이 완공 목표이다. 이 빌딩은 건교부가 2004년 말 도시계획 시설 규칙을 개정함에 따라 ‘부대 연구시설’로 간신히 건축허가를 받아 공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현대차그룹 쪽도 연구 인력 가운데 일부를 이곳에 전진배치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경기 화성에 7천여명의 연구인력이 근무하는 현대·기아차 종합기술연구소를 갖고 있다. 신차 개발의 모든 작업이 이뤄지는 곳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실험용 연구 설비는 화성 연구소에 그대로 남겠지만, 기획 디자인 등 연구계획 부서는 양재동 연구센터로 옮겨올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사 건물과 같은 높이와 외양을 가진 연구센터 건물을 단순히 부속 연구시설로만 쓸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현대차그룹의 40개 계열사 가운데 일부가 이곳에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계열사들은 이 건물을 짓고 있는 ㈜엠코(건설 계열사), 현대제철 등이 서울 강남의 랜드마크빌딩에 입주해 있는 등 거의 대부분 서울 강남 일대에 모여 있으며, 많은 계열사들이 연구센터 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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