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범운영… ‘방과후 학교’ 관리자 배치도
당정, 일자리 8만5천개 만들기로
당정, 일자리 8만5천개 만들기로
최근 엉덩이뼈 골절로 두달쯤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던 김아무개(65)씨는 자신의 간호를 맡아줄 마땅한 사람이 없어 간병인을 썼다. 자녀가 있지만, 맞벌이 부부여서 24시간 간병을 하기가 힘들었다. 간병인비는 평일 하루 5만원, 일요일은 10만원으로, 한달 동안 180만원이 들었다. 6인실 입원비가 하루 1만7천원으로 한달 51만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환자 가족 대신 병원이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호자 없는 병원’이 내년부터 시범운영된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9일 한덕수 국무총리 직무대행과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공동주재로 ‘제5차 일자리 만들기·양극화 해소 당정특위’를 열어 이런 방안을 논의했다.
선진국은 대부분 간호사가 간병인 구실까지 맡는다. 그러나 간호사 1명이 돌보는 환자 수가 평균 11명으로, 선진국의 3~4배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는 부족한 간호서비스를 가족이나 유료 간병인이 떠안는다. 이 과정에서 환자 부담이 늘고, 간병을 둘러싸고 가족 간 갈등이 일기도 한다. 재정경제부 자료를 보면, 현재 병원급 이상 입원자의 10%인 2만7천명의 환자가 간병인을 이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현실을 고려해, 시설이 가장 좋은 1~2등급에 해당하는 6개 병원 중 원하는 곳에 한해 병원이 직접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방안을 시범실시하고, 2008년부터 이를 확대하기로 했다. 요금 부담을 누가 감당하느냐에 대해선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건강보험 재정이 모두 또는 일부를 부담하는 방안과 전액 본인부담으로 하는 방안이 있다. 정부는 현재 간호사 평균 취업률(간호사 자격증을 지닌 사람이 간호사로 일하는 경우)이 56.4%, 간호조무사가 33.3%밖에 되지 않아, 이들 중 상당수가 병원 소속 간병인으로 진출해 일자리 확대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정은 또 ‘방과후 학교’(전국 267개교)를 더욱 활성화해 관련 일자리를 4만명에서 8만5천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당정은 방과후 학교에 젊은 학원 강사는 물론 여러 분야에서 퇴직한 경험있는 노년층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학생 참여율을 지난해 31%에서 2008년까지는 50%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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