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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삼성·현대차 총수에 ‘이중 태도’

등록 2006-04-06 09:52

해외출국 이건희 회장 안 부른 검찰이 MK 귀국은 종용
검찰이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을 연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도청 수사 때 이른바 '떡값검사'와 1997년 대선자금 의혹으로 고발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조사할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5일 브리핑에서 "대기업 사건은 수사를 오래 하면 자꾸 혐의가 늘어난다. 이런 의미에서 정 회장이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며 사실상 귀국을 공개적으로 종용했다.

검찰이 정 회장에게 귀국하지 않으면 수사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은 현대차 비자금 수사와 관련해 정 회장의 진술을 직접 들을 부분이 많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현대차가 `왕자의 난'으로 현대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뒤 불과 7,8개였던 계열사를 40개로 늘리며 초고속 성장한 것과 맞물려 비자금, 경영권 편법 세습 의혹이 제기된 마당에 정 회장 부자를 소환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도 압박 수위를 올리는 데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차 내부에서는 불과 몇 달 전 귀국할 때까지 소환 여부가 국민적 관심 대상이었던 이건희 회장과 달리 검찰이 정 회장을 공개적으로 망신주고 푸대접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초 도청수사가 본격화되고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떡값검사 실명을 공개하는 등 논란이 확대되자 신병 치료차 극비리에 미국으로 떠났다.

이 회장은 수사가 끝나고 나서도 한달여가 지난 올 2월 4일 휠체어에 탄 모습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검찰은 당시 언론에 이 회장 소환은 물론 귀국 시기 등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고, 한차례 서면조사로 무혐의 처분을 내려 시민단체 등에서 `면피성 조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당시 이 회장을 직접 조사하지 못한 것을 두고 어차피 사건의 본류가 삼성이 아니었다는 점을 직간접인 이유로 삼았다.

검사들에게 떡값을 줬다는 의혹은 설령 사실이더라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기소를 전제로 하는 수사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대선자금 의혹 역시 도청 수사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현대차가 몸집을 부풀린 과정이 살아있는 수사 대상이라면, 도청 사건의 지류였던 `떡값검사', 대선자금 의혹은 검찰에는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는 죽은 먹잇감이었을 수도 있다.

불법 증거물에 의존한 수사는 불법이라는 `독수독과' 논란도 검찰에는 부담이 됐다.

하지만 삼성을 향한 검찰의 수사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이건희 회장 등 삼성가(家) 소환을 앞두고 계속 참고인들을 조사 중이다.

최근에는 이 회장의 장남 재용씨(삼성전자 상무)가 얽혀있는 e-삼성 사건 등 삼성그룹 사건 4개를 통합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미 작년에 에버랜드 사건이 1심에서 유죄로 판결난 뒤 핵심 피고발인들은 모두 조사한다며 소환 방침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몇 달 뒤 재계에서 어떤 목소리가 나올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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