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으로 확인된 납북자 김영남씨의 가족들은 "30년간 쌓인 한이 이제야 풀리는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취재진과의 접촉을 꺼리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어머니 최계월(82.전북 전주시 금암동)씨는 11일 "막내 아들의 생사를 확인할 길이 없어 그동안 애만 태워왔는데 북한에 살아있다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죽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 최씨를 모시고 사는 김씨의 누나(49)도 "설마 했는데 동생이 살아있다니 너무 기쁘다"며 "한국측 납북자가족모임과 상의해 동생의 송환을 공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김씨 누나는 이날 오후 한국측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았으나 어머니 최씨가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이를 뒤늦게야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최씨와 누나는 납북자가족모임의 요청에 따라 현재 국내.외 언론사와의 직접 접촉을 피한 채 일부 전화 취재에만 응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현재 전주 외곽에 머물며 조만간 서울에서 열 예정인 공식 기자회견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시 등지에 살고 있는 김씨의 형과 또 다른 누나 등도 현재까지 외부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김영남씨는 고등학교 때인 1978년 8월 전북 군산시 선유도해수욕장에서 북한 공작원에 납치돼 현재 대남공작원 교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은 김씨가 메구미의 남편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월16일 어머니 최씨를 비롯한 가족들의 DNA를 채취해갔었다.
백도인 기자 doin100@yna.co.kr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doin100@yna.co.kr (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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