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계열사 채무탕감 대가 금품수수 혐의
‘수백억대 비자금’ 조성 이정대·김승년씨 영장
‘수백억대 비자금’ 조성 이정대·김승년씨 영장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주임검사 최재경)는 14일 “현대차 계열사의 채무를 탕감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수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로 박상배(61) 전 산업은행 부총재와 이성근(56) 전 산업은행 투자본부장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13일 구속된 김동훈(58)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가 현대차 쪽한테서 받은 로비자금 41억6천만원 가운데 수억원을 박씨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박씨의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김씨 사건과 관련해서 출국금지된 사람이 좀 있다”고 말해, 김씨의 로비 대상이 상당 부분 파악됐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김씨가 받은 41억6천만원의 절반 정도가 로비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전날 체포된 이정대(51) 현대차 재경본부장과 김승년(50) 구매총괄본부장을 상대로 정몽구(68) 회장의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씨 등은 현대차 본사 비자금 수백억원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를 받고 있다. 검찰은 15일께 이들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의 신병 처리를 두고 “현대차 비자금과 관련한 형사처벌 수순밟기로 이해해도 된다”고 밝혀, 비자금 수사의 칼끝이 그룹 최고위층으로 향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검찰은 이날 이일장(56) 현대오토넷 전 사장과 주영섭(50) 현 사장을 불러, 본텍을 합병하면서 본텍의 주식가치를 높게 평가해 정의선(36) 기아차 사장에게 이득을 몰아준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또 71억3천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경가법 횡령)로 이주은(61) 글로비스 사장을 구속 기소했다.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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