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가속기술로 강도 2배…수출길 모색
머리카락 깎는 ‘바리캉’이 국내의 첨단 입자가속 기술과 만나 성능을 세계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안 ‘양성자 기반공학 기술개발사업단’의 박재원 박사 연구팀은 17일 “입자가속기에서 전기를 띤 질소이온을 만들어 초속 1000㎞의 속도로 가속해 바리캉(이용·미용기) 날 표면에 충돌시키는 방식으로 바리캉 날의 표면 강도를 2배 가량 높이는 기술을 처음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단한 날은 쉽게 닳지 않아 수명도 기존의 티타늄 코팅 날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박 박사는 “기체 상태의 질소 원소를 이온화해 전기를 띠게 한 다음, 다시 전기를 이용해 가속시킨 질소이온 빔을 바리캉 날에 충돌시켜 파고들게 함으로써 날의 표면 성질을 바꾸는 기술”이라며 “표면 강도 뿐 아니라 부식을 견디는 성질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국내 업체에 이전돼 현재 수입제품보다 싼 값의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연구팀은 “바리캉의 연간 시장 규모는 국내 500억원, 세계 10억달러 정도이지만 기술 부족으로 국산의 내수 점유율은 10% 아래인 실정”이라며 “앞으로 내수 뿐 아니라 일본·미국·독일 등에 특허를 출원해 해외시장 진출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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