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물] ‘일 독도해역 5차례 조사’ 자료 발굴 김윤배씨
“독도를 제대로 지키려면 경찰·군인뿐만 아니라, 공무원·학자·국민 모두가 뛰어들어야 합니다.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요.”
일본 순시선이 독도 해역에서 여러 차례 해양조사를 벌인 사실을 일본 자료에서 발굴해 공개한 ‘독도수호대’ 운영위원 김윤배(37·서울대 해양학 박사과정)씨는 22일 “전향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당시 해양경찰은 뭐했느냐’며 책임론을 먼저 제기하는 정부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일수록 과거지향적으로 책임을 묻기보다는 우리 정부의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우리의 경우 독도 관련 정책담당자가 1년 정도면 바뀌는데, 최소한 3~4년은 한자리에 머물면서 전문성을 키우고 학계와 시민단체를 이끌 정도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는 독도 담당 공무원이 학자 뺨칠 정도로 전문성을 가지고 협상에도 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일본은 또 10여년 전부터 외국의 전문가를 초청해 공동연구를 하고, 외국의 사례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는 등 꾸준한 준비를 해왔다.
김씨는 정부와 시민단체가 토론을 할 때는 격렬하게 해야 하지만, 속내를 터놓을 수 있을 정도로 신뢰를 가져야 하며, 방향이 정해지면 합심해서 추진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전남 강진 출신으로 바다가 좋아 한국해양대학에 들어간 김씨가 ‘독도 지키기’에 나서게 된 것은 일본인 때문이었다. 1996년 지리산에서 우연히 만난 한 일본 여학생이 “1904년 일본 어부들이 독도에서 강치를 잡았다”는 걸 내세워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 것이 그에게 충격을 주었다. ‘일본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독도 빼앗기에 나섰구나.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일본 땅이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듬해 대학원에 들어가면서 피시통신 천리안에 ‘독도사랑 동호회’를 만들어 회장을 맡았고, 2000년에는 독도수호대를 결성해 국제사회에 독도 알리기를 위한 ‘안용복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독도 지키기를 실천해 오고 있다.
2003년 박사학위 과정에 들어가 ‘울릉도·독도 주변 수역에서의 해류순환’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김씨는 독도 앞바다에 독도를 지키는 해양연구소를 세우자는 제안을 했다.
지금까지 독도를 10여차례 드나든 그는 “동해에 아열대지역 어류와 해파리가 많이 잡히는 등 생태계의 교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며 “한-일 긴장이 해소되면 단견을 버리고 일본을 포함해 북한·러시아 등과 함께 동해에 대한 공동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지금까지 독도를 10여차례 드나든 그는 “동해에 아열대지역 어류와 해파리가 많이 잡히는 등 생태계의 교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며 “한-일 긴장이 해소되면 단견을 버리고 일본을 포함해 북한·러시아 등과 함께 동해에 대한 공동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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