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검차장…윤상림씨에 수임대가 돈 건넨 혐의
‘법조 브로커’ 윤상림(54·구속)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21일 사건을 소개해 준 대가로 윤씨에게 돈을 건넨 김학재(61) 전 대검 차장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가 수임 비리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대중 정권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지낸 김 전 차장은 2003~2005년 윤씨를 통해 진승현씨와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으로부터 형사사건 6건과 자문 계약 4건을 소개받아 수임료로 5억1900만원을 받고, 그 대가로 윤씨에게 1억35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차장은 윤씨 외에 또다른 브로커를 통해서도 5건의 형사사건을 소개받은 대가로 300만~500만원씩 1700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이인규 3차장은 “부장검사 6명을 뽑아 수사팀과 함께 공소심의위원회를 열어 김 전 차장의 기소 여부를 논의했다”며 “본인은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하지만, 갚을 것을 독촉하지도 않았고 이미 준 돈을 갚지도 않았는데도 돈을 계속 건넨 점 등으로 미뤄 사건 수임 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다른 검찰 간부 출신인 서아무개 변호사도 이날 함께 기소했다. 서 변호사는 2005년 5월 윤씨 소개로 수임료 1억원짜리 사건을 수임하고 이 가운데 3천만원을 윤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