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도·광택도 올리려면 화학물질 더 써야
표지 코팅은 재활용 불량률 높이는 원인
표지 코팅은 재활용 불량률 높이는 원인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과서 인쇄용지 교체는 환경 친화성을 점점 중요하게 고려하는 최근의 사회 흐름과도 거꾸로 가는 것이다.
교육부가 ‘교과서 외형체제 개선 방안’을 통해 제시한 수준으로 용지의 백색도와 광택도 등을 높인다는 것은 제조 과정에서 환경에 유해한 형광증백제나 표백제, 코팅제와 같은 화학물질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바로 수자원 사용량과 폐수 발생량, 에너지 사용량, 대기오염 배출량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환경에 부담으로 돌아간다.
현재 교과서 용지를 생산하고 있는 한 제지업체 관계자는 “용지의 백색도가 70~80%대만 돼도 이미 매우 흰 수준이기 때문에, 이런 수준에서 백색도를 더 끌어올리려면 백색도가 낮은 수준에서 같은 정도로 백색도를 끌어올릴 때에 비해 더 많은 화학물질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교과서 용지 기준은 자원절약과 환경보호를 위한 폐지 재활용을 봉쇄한다는 점에서도 문제다. 폐지를 원료에 섞어 쓰면서 백색도 83%를 맞추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화학물질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게 돼 배보다 배꼽이 큰 꼴이 된다. 결국 갓 베어낸 나무에서 뽑아낸 100% 새 펄프만을 원료로 쓸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교과서 표지에 자외선차단(UV) 코팅을 하도록 명시한 것도 폐지 자원 재활용에 장애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펄프로 재생 처리하는 과정에서 풀어지지 않아 재활용 제품의 불량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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