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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압수수색에서 총수소환까지…숨가쁜 한 달

등록 2006-04-24 10:09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이 현대차 본사를 비롯한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지 꼭 29일 만이다.

비자금 조성으로 시작된 현대차 수사는 양재동 사옥 증축 관련 로비 의혹이 불거진데 이어 경영권 편법 승계, 계열사 편법 인수 등으로 거침없이 확대됐다.

처음에 단순 비자금 조성 사건으로 결론지어지길 바라던 현대차그룹은 사안이 연일 확대돼 결국 총수 일가가 소환되는 상황까지 발전하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아울러 해외공장 건설 등 그룹의 각종 현안들이 급제동이 걸리며 '글로벌 톱5' 진입이라는 원대한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 거침없는 수사행보 = 지난달 26일 일요일.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에 검찰 관계자들이 들이닥치면서 재계 2위 현대차에 대한 수사는 세간에 알려졌다.

정몽구 회장은 물론 현대차 임직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런 압수수색에 현대차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대부분의 자료를 검찰에 넘겨줬다.

현대차 본사와 함께 압수수색을 당한 글로비스와 현대오토넷이 정의선 사장의 경영권 승계에 관여한 핵심 계열사라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 과정을 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검찰은 김재록 수사의 '가지'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실제 양재동 사옥 증축과정에서 관련법이 초고속 개정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현대차 수사가 단순 로비사건이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현대차 비자금 수사를 김재록 로비사건과 별도로 다룬다는 이른바 '투트랙 수사' 발언을 하면서 심상찮은 국면으로 발전했고, 지난 4일 현대차의 계열사 확장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CRC) 5곳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위기감은 더해갔다.

이 와중에 이뤄진 정몽구 회장의 미국 출장(2일)은 검찰을 자극해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출국금지 조치로 이어졌고, 김승년 구매총괄본부장, 이정대 재경본부장, 김동진 부회장 등 그룹 고위경영진들이 줄줄이 소환되면서 검찰의 칼끝은 오너 일가를 향해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다가왔다.

현대차는 정 사장 소환 일자가 통보된 19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정 회장 부자의 사재 1조원 사회환원 등 대책을 내놓으며 뒷수습에 나섰지만 정의선 사장에 이어 정몽구 회장이 이날 소환되면서 불구속 처분만을 기다리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 현대차, 일손 놓은 한 달 =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동안 정몽구 회장은 사실상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고 현대차의 각종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했다.

정 회장은 압수수색이 단행된 지난달 26일 이후 출근하지 않다 일주일만인 지난 2일 갑작스럽게 미국 출장길에 나섰다.

현지에서 로스앤젤레스의 현대.기아차 미국 현지 판매법인 등을 방문했지만 정 회장은 출장일정 대부분을 검찰 수사 대응방안 찾기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 등 경영진이 검찰 수사 대응에 고심하는동안 오는 26일 예정됐던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의 착공식과 내달 중순 계획된 현대차 체코공장 착공식이 줄줄이 연기되는 등 현대차그룹의 경영도 표류했다.

중국 제2공장 착공식만이 베이징올림픽 때문에 내년부터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급박함 때문에 예정대로 치러졌을 뿐이다.

정 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지난 8일 이후 양재동 사옥에 출근하기는 했지만 업무는 정상적으로 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영업 등 기본적인 일을 제외하고 오너의 결심이 필요한 사안은 업무가 한 달간 올스톱됐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정 회장이 소환되고 행여 구속이 된다면 어렵게 쌓아온 대외 신인도와 브랜드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며 검찰의 선처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그동안 경제논리보다는 법적논리를 강조하는 원칙론을 펴왔던터라 현대차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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