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아이들 사회가 키우자] ②장애 이겨나갈 힘과 꿈
토론토 자폐아 특수교육 유치원
정부 돈으로 운영 전액무료
초등학교 입학적응 돕는 게 목표
집에서 교육 원해도 비용 지원
토론토 자폐아 특수교육 유치원
정부 돈으로 운영 전액무료
초등학교 입학적응 돕는 게 목표
집에서 교육 원해도 비용 지원
캐나다 토론토시에 사는 제니 스펜서는 날마다 오전 8시30분 자폐증을 앓는 네살배기 아들 크리스를 ‘서레이플레이스센터’라는 곳에 데려다 준다. 자폐아 유치원이다.
평소에 거의 표정이 없고 다른 사람들과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하는 크리스이지만, 담당 교사인 리산 리버탈을 보면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크리스는 리산과 함께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만화영화를 보기도 한다.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의 구분은 없다.
심리학을 전공한 리산은 하루 종일 크리스와 함께 생활하면서 틈틈이 크리스가 한 말과 행동을 공책에 기록한다. 크리스가 집으로 돌아가는 오후 3시30분까지 이들이 떨어져있는 시간은 오전 10시에 있는 15분짜리 휴식 시간과 오후 1시에 있는 30분짜리 점심 시간 뿐이다.
한 달에 몇백만원씩 수업료를 내야 하는 사설 심리클리닉에서나 가능할 법한 교육이지만, 이 유치원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기관이다. 학부모가 내야 하는 돈은 한 푼도 없다.
이 유치원에는 한 반에 8명씩 모두 7반 56명의 어린이들이 다니고 있다. 모두 심한 자폐증 등 발달장애가 있는 2~6살짜리 아이들이다. 모든 아이들에게 리산과 같은 전담교사가 1명씩 붙는다.
두 반마다 임상심리학자도 1명씩 있어 교사들은 수시로 아이들의 학습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을 듣는다.
이 유치원의 교육 목표는 사회성이 매우 낮은 발달장애 어린이들이 일상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상황에 대처하는 법,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법, 말하는 법 등을 익히게 해 이들이 보통 어린이들과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5년 전부터 시작된 이 교육 프로그램은 현재 토론토시에서만 136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17개 반이 운영되고 있다. 더욱이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이런 교육을 받기를 원하는 40여 가정에도 교육비가 모두 지원돼 장애 어린이들의 사회복귀를 돕고 있다.
자폐아 유치원 선임교사 린다 맥컬리는 “자폐증이나 발달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은 다른 어린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1대 1 교육이 꼭 필요하다”며 “교육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린 나이에 장애 어린이들에게 독립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키워주지 않는다면 나중에 자폐아 가정과 사회가 더 큰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토/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요람에서 무덤까지’ 장애인 지원 장애인이 최대한 스스로의 힘으로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 위한 캐나다의 노력은 신생아 무료 정밀검사에서 시작된다. 장애나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해마다 7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등 27종목의 무료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장애 어린이에게 필요한 모든 재활치료는 어린이병원에서 무료로 이뤄지고, 일반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치과와 안과 치료도 장애인에게는 무료다. 6살 미만 장애어린이들은 학교에 진학해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장애 어린이는 성적 학대를 경험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3~7배나 높기 때문에 성적 학대 예방 교육도 이뤄진다. 장애가 있는 10대 소녀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위험한 환경과 사람을 피하는 교육을 받는다. 장애 어린이는 매달 주정부 사회복지부서에서 보내는 봉투를 받는데, 이 봉투에는 장애아동수당(Child Disability Benefit)과 1달 동안 사용한 약값이 수표로 들어있다. 장애아동수당은 17살 때까지 1달에 700~900달러씩 나오고, 성인이 된 뒤에는 장애인지원계획(Disability Support Plan)에 따라 생활비가 지원된다. 또 장애인 본인이나 부양가족은 연간 7000~9000달러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장애와 연령에 따라 다양한 지원제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제도를 이용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서비스 코디네이터들이 장애인과 다양한 지원제도를 연결시켜준다. 장애 어린이들이 처음 학교에 들어갈 때 어떤 학교가 가장 적당한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장애인이 어떤 기술을 배워 어떤 직장을 가질 수 있는지 등을 상담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토론토(캐나다)/유신재 기자
토론토/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요람에서 무덤까지’ 장애인 지원 장애인이 최대한 스스로의 힘으로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 위한 캐나다의 노력은 신생아 무료 정밀검사에서 시작된다. 장애나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해마다 7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등 27종목의 무료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장애 어린이에게 필요한 모든 재활치료는 어린이병원에서 무료로 이뤄지고, 일반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치과와 안과 치료도 장애인에게는 무료다. 6살 미만 장애어린이들은 학교에 진학해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장애 어린이는 성적 학대를 경험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3~7배나 높기 때문에 성적 학대 예방 교육도 이뤄진다. 장애가 있는 10대 소녀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위험한 환경과 사람을 피하는 교육을 받는다. 장애 어린이는 매달 주정부 사회복지부서에서 보내는 봉투를 받는데, 이 봉투에는 장애아동수당(Child Disability Benefit)과 1달 동안 사용한 약값이 수표로 들어있다. 장애아동수당은 17살 때까지 1달에 700~900달러씩 나오고, 성인이 된 뒤에는 장애인지원계획(Disability Support Plan)에 따라 생활비가 지원된다. 또 장애인 본인이나 부양가족은 연간 7000~9000달러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장애와 연령에 따라 다양한 지원제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제도를 이용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서비스 코디네이터들이 장애인과 다양한 지원제도를 연결시켜준다. 장애 어린이들이 처음 학교에 들어갈 때 어떤 학교가 가장 적당한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장애인이 어떤 기술을 배워 어떤 직장을 가질 수 있는지 등을 상담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토론토(캐나다)/유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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