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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농사 계속-곤봉 진압” 충돌 악순환 예고

등록 2006-05-07 18:49수정 2006-05-08 02:33

국방부와 경찰이 1만5천여명의 대규모 군·경력을 동원해 대추리 강제진압에 나섰지만 대추리 사태가 진정되기보다 되레 민-군이 직접 충돌하는 등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특히 국방부와 경찰에 이어 검찰까지 나서서 강경방침을 천명했지만,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도 함께 커지는 양상이다.

강경으로 치닫는 군·경=국방부는 지난 5일 시위대와 충돌로 병사 11명이 다치자 병사들에게 방패, 목봉 등 ‘자위봉’을 지급했다. 목봉은 길이 80㎝ 가량으로 시위대가 쓰는 대나무봉 등에 맞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군은 철조망 안쪽에 2m 이상 깊이로 구덩이를 파고 있다. 시위대에 철조망이 뚫려도 경찰 출동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경찰 역시 시위가 누그러들지 않자 강경 방침을 거듭 밝혔다. 지난 5일 철조망 절단 뒤 집회를 끝내고 귀가하던 시위대 30여명을 전격 연행하고 가택 수색까지 벌였다. 이에 대해 경찰은 철조망 안쪽은 군사시설보호법상 관할 군부대장의 허락없이는 ‘들어가기만 해도’ 위법 행위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29㎞에 이르는 철조망을 주민이나 시위대로부터 지켜내기가 매우 어렵다고 보고 병력을 지금의 두배인 40개 중대 이상으로 늘리고, 대추리 주민과 외부인을 철저히 차단하기로 했다.

농사는 계속돼=어린이날 연휴 내내 비가 내리자 대추리 농민들은 이를 ‘금비’라고 불렀다. 주민들은 현재 못자리에는 오는 15일께 옮겨심을 벼가 한창 자라고 있는데, 이번 비로 70여만평에 ‘건답직파’한 벼도 싹이 금새 돋아나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일 열린 616일째 촛불집회에서 참석 주민들은 “농민에게 씨앗은 자식이다. 자식을 철조망 안에 가둔채 살 수는 없지 않느냐”며 올해 영농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주민 송태경(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팽성 주민대책위 기획부장)씨는 “국방부가 못자리 보상을 하겠다는데 이게 보상차원의 문제인가”라며 “농민이 농사짓겠다는 그 뿐”이라고 말했다.

전망=국방부는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기초조사를 하면서 볍씨에 대한 보상은 주민과 대화로 풀고 영농행위는 철저하게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영농의지에 대한 주민들의 의사가 분명하고 철조망을 친 곳이 광활해 경비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군과 경찰, 주민간 직·간접적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국방부가 애초 방침을 번복해 군 병력에 곤봉 등을 지급해, 민-군이 직접 충돌해 사태가 악순환에 빠져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대추리 강제진압을 규탄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 반대 운동과 맞물려 갈 것으로 시민·노동단체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다시 시작된 서울 광화문 촛불시위에다 8일에는 대추리 사태에 대한 비상시국회의 및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회 개최 등 ‘대추리 전쟁’은 대추리 밖에서도 연일 이어질 전망이다.

평택 수원/홍용덕 김기성, 김도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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