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있는 세계 한켠에는 아직도 수많은 어린이들이 무거운 노동의 짐에 시달리고 있다. 어린이달 5월을 맞이해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보고서(The End Of Child Labour:Within Reach)에 따르면, 2004년 현재 전세계의 아동노동자는 2억 1770만 명에 달한다. 그 가운데 절반이 넘는 1억 2630만 명이 '위험한 일'(hazardous work)을 하고 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어린이 7.5명 중 한 명이 배움 대신 노동을 강요받고 있고, 13명 중 한 명이 목숨을 잃을수도 있는 '위험한 일'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개선의 징후 또한 뚜렷하다. 지난 번 조사가 이루어진 2000년의 자료와 비교해보면, 전체 아동노동자 수는 11.3% 감소했고 '위험한 일'에 종사하는 아동 노동자 수는 25.9% 감소했다. 이와 같은 아동노동의 빠른 감소는 저개발 국가의 경제 성장과 아동노동의 폐해에 대한 자각에 힘입은 바 크다. UNICEF같은 국제기구와 NGO들의 적극적인 활동도 중요한 기여를 했다. 특히 NGO들은 선진국에서 아동노동으로 만들어진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해 상당한 반향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지난 1세기 동안 아동노동은 한 번도 줄지않고 계속 증가해왔다. 1세기만에 처음으로 아동노동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나, '제비 한마리가 왔다고 해서 봄이 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아동 노동의 빠른 감소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에서만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에서 아동노동이 축소되는 속도가 가장 느리다는 점도 한 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는 무려 3500만 명에 달하는 아동노동자들이 존재하며, 어린이가 가장 많은 나라인 인도의 아동노동자 수는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ILO가 아동노동을 효과적으로 근절시킨 모범으로 우리나라의 예를 들고있다는 것이다. ILO는 우리나라의 사례를 들어, 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이 아니라 교육이며 높은 교육수준이 빠른 경제성장을 추동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베풀 때가 되었다. 특히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건설이라는 전략적 차원에서 중국, 인도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적극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NGO의 지속적인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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