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표 부천시장(한나라당 부천시장 후보)이 2004년 부천시장 보궐선거 전후에 한 건설업자한테서 6천만원의 돈을 건네받았다는 대화 내용이 담긴 콤팩트디스크(CD)가 확인됐다. 이 시디의 녹취록은 지난 16일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고발장과 함께 접수됐다.(<한겨레> 17일치 12면 참조)
<한겨레>가 18일 입수한 시디에는 경기도 부천시 상동에 종합터미널을 짓고 있는 ㅅ건설업체 손아무개(44) 회장과 박아무개(40) 부천시의원의 대화가 녹음돼 있다. 대화 내용을 들어 보면, 손 회장은 홍 시장에게 세 차례 걸쳐 6천만원을 건넸으며, 박 시의원은 돈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홍 시장과 손 회장 사이에서 중개인 노릇을 한 것으로 돼 있다. 손 회장은 홍 시장에게 직접 두 번 돈을 건넸고, 한 번은 박 시의원이 홍 시장 대신 돈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손 회장은 또 홍 시장이 돈을 받고서도 자신이 추진 중인 사업을 잘 도와주지 않고, 손 회장이 건넨 돈을 홍 시장이 아닌 박 의원이 받은 것으로 뒤집어씌우려 한다고 불평하고 있다. 손 회장의 ㅅ건설업체는 2004년 12월4일 부천시 원미구 상동 종합터미널 사업 허가를 부천시로부터 받아 현재 건설 중이다. 이 시디는 손 회장 쪽이 청탁한 일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몰래 녹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홍 시장 쪽은 “손씨한테 단 한 푼도 받은 일이 없다”며 “18일 오전 고발인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박 시의원은 “홍 시장과 손 회장이 내 소개로 부천시 상동 아인스월드 주차장의 차 안에서 두 차례 만난 것은 맞지만 홍 시장한테 돈이 전달된 것은 아니다”라며 “손 회장의 사업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걱정스럽게 대화한 적은 있지만, 녹음된 내용과 같은 대화를 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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