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명품’만 혐의 인정…‘21만달러’는 기소안해
“명품을 받은 적도, 밝힌 적도 없다.”
박성범(66) 한나라당 의원은 부인 신은경(48)씨가 서울 중구청장 출마를 노리는 장아무개(58·구속)씨한테서 카발리 코트 등 고가의 명품을 받았다는 보도(〈한겨레〉 5월19일치 13면)에 대해 이렇게 주장하며 주요 일간지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송찬엽)는 박 의원을 공천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일부 명품은 박 의원 쪽이 사용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안창호 2차장은 “부인 신씨도 공범이지만, 부부를 함께 처벌하지는 않는 관행에 따라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 부부는 지난 1월4일 장씨로부터 로베르트 카발리 코트(650만원), 샤넬 가방(230만원), 루이13세 양주(300만원) 등 8가지 명품 1400여만원어치를 선물받아 갖고 있다가 3월께 한나라당 클린신고센터에 반납하자, 한나라당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검찰은 박 의원이 공천 대가로 21만달러를 받았다는 혐의 에 대해서는 기소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안창호 차장은 “박 의원 부부가 1월6일 밤 장씨로부터 21만달러를 받은 뒤 다음날 아침 장씨쪽에 전화를 걸어 곧바로 돌려줬다”며 “공천을 대가로 21만달러를 수수할 뜻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주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로 구성된 공소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중구청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고가품을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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