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안정성 앞세워
개혁·다양성 ‘뒷걸음’
개혁·다양성 ‘뒷걸음’
법원장·고검장 압축
재야·학계 몫 배제 대법관 제청자문위원회가 5일 추천한 대법관 후보 15명 가운데 7∼8명이 유력한 후보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유력한 후보들은 일선 법원장급 고위 법관 5∼6명과 검찰 고위 간부 2명인 것으로 전해져, 그동안 제기돼온 대법관 ‘성향의 다양화’ 요구에는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용훈 대법원장은 사법연수원 4∼8기의 법원장급에서 4명의 대법관 후보를 선정한 뒤 나머지 한 자리는 검찰 고위 간부를 제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관계자는 “재야의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추천됐던 조용환 변호사는 본인이 고사하는 등의 이유로 배제됐다”며 “학계 몫으로 거론됐던 인사도 후보군에 들었으나 실제 제청 가능성은 매우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이 대법원장의 이런 선택은 지난해 김지형(연수원 11기), 박시환(12기) 대법관 제청으로 발탁 인사에 불만이 고조된 법원 조직을 추슬러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연수원 9~11기의 고법 부장판사급으로 대법관 인선 기수를 낮출 경우 ‘탈락’한 고위 법관들이 연쇄적으로 물러나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인선은 기수와 서열 중심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 관계자는 “보수적인 인사들로 대법원을 채우지 않겠다는 게 대법원장의 확고한 생각”이라며 “법원 안에도 개혁적인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력 후보 중에는 이홍훈(4기) 서울중앙지법원장 등 일부 인사 외에는 개혁성을 띤 후보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유력한 대법관 후보는 이 서울중앙지법원장, 박일환(5기) 서울서부지법원장, 김능환(7기) 울산지법원장, 전수안(8기) 광주지법원장 등이다. 이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지난해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첫 대법관 인선 때부터 유력한 후보로 거명돼 왔으며, 이번에는 제청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박 법원장과 김 법원장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거치는 등 실력을 갖춘 이른바 ‘정통 법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법원 안에서는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 법원장은 국가보안법 적용의 남용을 경계하는 등 개혁성을 보여온데다 최고참 여성 법관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목영준(10기) 법원행정처 차장의 제청 여부는 법원 내부에서도 관심사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법원 안에서는 “사법개혁 작업을 보좌한 공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논공행상식의 대법관 제청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 왔다. 이 대법원장은 법관 출신으로 대법관 4자리를 채운 뒤 검찰 안에서 기수와 출신지역 등을 감안해 안대희(7기) 서울고검장과 김희옥(8기) 법무부 차관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재야·학계 몫 배제 대법관 제청자문위원회가 5일 추천한 대법관 후보 15명 가운데 7∼8명이 유력한 후보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유력한 후보들은 일선 법원장급 고위 법관 5∼6명과 검찰 고위 간부 2명인 것으로 전해져, 그동안 제기돼온 대법관 ‘성향의 다양화’ 요구에는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용훈 대법원장은 사법연수원 4∼8기의 법원장급에서 4명의 대법관 후보를 선정한 뒤 나머지 한 자리는 검찰 고위 간부를 제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관계자는 “재야의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추천됐던 조용환 변호사는 본인이 고사하는 등의 이유로 배제됐다”며 “학계 몫으로 거론됐던 인사도 후보군에 들었으나 실제 제청 가능성은 매우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이 대법원장의 이런 선택은 지난해 김지형(연수원 11기), 박시환(12기) 대법관 제청으로 발탁 인사에 불만이 고조된 법원 조직을 추슬러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연수원 9~11기의 고법 부장판사급으로 대법관 인선 기수를 낮출 경우 ‘탈락’한 고위 법관들이 연쇄적으로 물러나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인선은 기수와 서열 중심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 관계자는 “보수적인 인사들로 대법원을 채우지 않겠다는 게 대법원장의 확고한 생각”이라며 “법원 안에도 개혁적인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력 후보 중에는 이홍훈(4기) 서울중앙지법원장 등 일부 인사 외에는 개혁성을 띤 후보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유력한 대법관 후보는 이 서울중앙지법원장, 박일환(5기) 서울서부지법원장, 김능환(7기) 울산지법원장, 전수안(8기) 광주지법원장 등이다. 이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지난해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첫 대법관 인선 때부터 유력한 후보로 거명돼 왔으며, 이번에는 제청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박 법원장과 김 법원장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거치는 등 실력을 갖춘 이른바 ‘정통 법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법원 안에서는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 법원장은 국가보안법 적용의 남용을 경계하는 등 개혁성을 보여온데다 최고참 여성 법관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목영준(10기) 법원행정처 차장의 제청 여부는 법원 내부에서도 관심사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법원 안에서는 “사법개혁 작업을 보좌한 공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논공행상식의 대법관 제청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 왔다. 이 대법원장은 법관 출신으로 대법관 4자리를 채운 뒤 검찰 안에서 기수와 출신지역 등을 감안해 안대희(7기) 서울고검장과 김희옥(8기) 법무부 차관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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