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 탈락자 뒷얘기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박시환 대법관 등 3명을 제청한 뒤부터 곧바로 이번 신임 대법관 후보 인선 작업을 시작할 정도로 철저히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명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병역·재산형성과정·도덕성 등에 대해 강도 높은 검증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용훈 대법원장은 학계 출신 대법관 탄생에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검증 과정에서 일부 유력 인사가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산형성 과정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법원장은 다음 기회에 학계 인사를 대법관으로 제청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대법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한 법원장은 사법연수원 동기가 많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한다. 이날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김능환 울산지법원장과 안대희 서울고검장 등 2명이 연수원 7기(사시 17회)여서 노무현 대통령 고시 동기가 너무 많다는 ‘뒷말’이 나올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원 내부를 추스르지 않으면 반발할 가능성도 있어 일찍부터 대법관 후보자의 기수가 너무 내려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목영준 법원행정처 차장 등 유력한 후보로 추천된 연수원 9기 이하 법조인은 애초 제청되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다.
재야 몫으로 추천된 조용환 변호사는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장은 제청 후보로 추천된 재야 법조인들 가운데 일부가 적격 심사에 동의하지 않아 제청 후보로조차 고려해 보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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