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797억원 횡령 등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14일 저녁 서울중앙지법에 반성문을 냈다.
정 회장은 반성문에서 “비자금을 조성하고 사용한 점 진심으로 사죄하며 법적인 책임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불과 이틀 전인 12일 2차 공판에서는 ‘비자금 조성에 직접 관여한 적이 없다’는 요지로 검찰 신문에 맞선 바 있다. 그는 이를 의식한 듯, “몸과 마음이 극도로 지쳐 있는 상태에서 법정에 서려다 보니 제 뜻이 잘못 표출된 부분도 있을지 모르겠다”며 “만약 본뜻과는 달리 말이 다르게 표현되었다면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또 월드컵 열기를 국민과 함께할 수 없는 심경도 털어놨다. 그는 “독일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로서 세계 속에 글로벌 위상을 더욱 높이려고 심혈을 기울여 왔던 제 입장에서는 한없는 안타까움만 느낄 뿐입니다. 저와 우리 현대, 기아자동차 가족이 한마음이 되어 피땀으로 일군 성과를 같이 누릴 수 없는 저 자신이 한스럽게 여겨졌습니다. 회한과 반성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라고 밝혔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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