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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재경부 ‘반격’ 진실 공방

등록 2006-06-20 19:15수정 2006-06-20 22:23

“당시엔 최선” 감사원 지적 조목조목 반박
객관적 검증 없이 추진 책임은 여전히 남아
감사원의 외환은행 매각 감사결과 발표에 대해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당국이 20일 보도자료를 내어 감사원의 지적사항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첨예한 입장 차이=입장 차이가 가장 첨예한 대목은 과연 외환은행을 일개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서둘러 매각할 만큼 당시 경제상황이나 외환은행 경영이 어려웠느냐는 것이다. 감사원은 “외환은행이 2003년 1분기에는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2분기에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9.56%로 상승하는 등 전반적으로 경영상황이 개선되고 있었다”며 “자본확충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매각까지 갈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경부는 “2003년 10월에 외환은행의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그해 11월에 발생한 엘지카드 사태로 인해 외환카드가 부도나고 그 영향으로 외환은행도 부도가 나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전체 금융시장 혼란은 97년 말 위기시와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반박했다.

매각 절차와 관련해서는 감사원은 공개경쟁 방식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했어야 했으며, 특히 적극적으로 잠재적 투자자를 물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경부는 공개경쟁 방식을 선택할 경우 외환은행의 심각한 자본부족 상황이 공개돼 자칫 정상적인 경영·영업이 곤란해질 것으로 우려해 제한적 경쟁방식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투자의향이 있는 잠재적 투자자들이 많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자기자본비율 6.16%와 관련해 외환은행이 부실을 과장해서 전망한 숫자를 금융감독당국이 객관적 검증없이 그대로 인용했다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당시 추정된 6.16%는 그해 말 실적치와 비교해 볼 때 당시 외환은행 부실을 과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1조1천억원이 외환은행에 신규로 유입됐지만 2003년말 가기자본비율 실적치가 애초 비관적 시나리오의 전망치인 10.2%보다 낮은 9.3%에 불과했다는 점을 들었다.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승인과 관련해서는 감사원은 외환은행을 은행이 아닌 사모펀드에 매각하려면 부실금융기관 지정 또는 적기시정조처 등이 선행된 뒤에 절차를 진행했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금감위는 “당시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해 관련 법령에 따라 ‘예외승인’이라는 차선의 대안을 선택했으며 승인처분이 하자있는 결정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누구 말이 맞나?=2003년 상반기 경제·외환은행 상황이 어려웠다는 재경부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매각을 사실상 결정한 그해 6~7월엔 금융불안이 안정되기 시작한 때였다. 주가는 그해 3월 500대에서 7월엔 700대를 돌파했으며, 외평채 가산금리도 3월말 1.60%포인트에서 6월말엔 0.85%포인트로 하락하면서 빠르게 안정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설령 매각을 결정했더라도 공개매각을 하지 않고 서둘러 수의계약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견을 보인다. 잠재적 투자자들을 제대로 물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감사원 감사결과 외환은행이 접촉을 하지도 않았으면서 접촉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경부는 이것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일을 추진한 잘못이 있다. 자기자본비율 6.16%는 외환은행의 잠재부실을 모두 반영한 비현실적 가정 아래 만들어진 숫자다. 금감원은 내부적으로 갖고 있던 숫자 9.14%에서 갑자기 6.16%로 바뀌었는데도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 금감위도 이를 근거로 ‘예외승인’을 한 책임이 있다. 두 기관은 특히 그해 9월말 본계약 체결 때까지 두달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외환은행 경영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절차를 하지 않았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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