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단단장, 내부 반발에 후퇴
“공동성명 철회는 아니다”
“공동성명 철회는 아니다”
하병옥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단장은 24일 도쿄 미나토구 민단 중앙본부에서 열린 임시 중앙위원회에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와의 역사적 화해를 선언한 5·17 공동성명에 대해 “실제 백지상태로 돌아간 것과 같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하 단장은 총련과의 전격적인 화해 과정에서 지방본부 등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데 대해 여러차례 사죄하고, 책임자 문책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강경한 지방 단장을 중심으로 공동성명의 백지철회와 하 단장의 불신임을 요구하는 주장이 잇따르자, 하 단장은 “6·15 민족통일대축전 참가를 보류하고 8·15 기념축전도 총련과 공동으로 치르지 않는 등 공동성명은 실제 백지로 돌아간 것과 같은 상태이니 그렇게 양해를 해달라”고 말하고 회의를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하 단장은 자신의 발언이 “공동성명의 철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의 이런 발언은 부단장 5명 사임 등 집행부 전면교체 등의 조처로는 자신의 사임까지 압박하는 내부의 강력한 반발을 무마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일부 언론들은 납치 문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민단과 총련의 화해를 못마땅하게 여겨온 일본 여론을 반영해, 25일 ‘총련과의 화해 백지화’ 등의 제목으로 민단 회의 내용을 1면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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