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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CJ 급식사업 철수’ 뒤엔 회사 존폐 위기감

등록 2006-06-26 19:42수정 2006-06-27 01:32

그룹 이미지 훼손 우려 고육책
씨제이푸드시스템이 학교 급식사업에서 전면 철수하기로 한 것은 회사 존립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또한 식음료 사업을 하는 씨제이그룹 전체로 사태가 번지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손실을 감수한 것으로 보인다.

단체급식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씨제이푸드시스템의 운명이 좌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조사 결과 식자재 오염 등 씨제이푸드시스템의 유통·관리에 잘못이 드러날 경우 씨제이푸드시스템의 영업인가 취소와 영업장 폐쇄 등 강력한 제재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씨제이그룹은 사건 발생 초기 늑장 대응, 이재현 회장의 미국 체류 등으로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이번 사고가 씨제이푸드시스템의 영업 중단에 그치지 않고 회사 존폐와 그룹 이미지 훼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뒤늦게 인식했다. 일부 시민단체가 이미 ‘씨제이 식품 불매운동’을 선언하는 등 소비자들의 불신이 그룹 전체로 번질 움직임이 나타난데다, 학교에서만 발생했던 식중독 사고가 몇몇 기업에서도 발생하는 등 확산 조짐을 보인 점도 사업 철수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줬다.

이처럼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면서 씨제이그룹은 신속한 대응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창근 씨제이푸드시스템 대표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대책반을 구성하는 한편, 미국에 출장 중인 이재현 씨제이그룹 회장이 곧 귀국해 사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더 이상 대처를 미루다가는 이미지 손상, 브랜드 가치 하락, 신뢰 추락 등 단기적 피해는 물론, 장기적으로 영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창근 대표는 “이런 경험이 없고 당황하다 보니 바로 대응을 못했다”며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사업을 철수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사고를 낸 처지에서 더 이상 사업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해 씨제이의 고민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학교급식 위탁운영의 경우 이번과 같은 대규모 위생·안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데 반해, 치열한 시장 경쟁 때문에 수익성은 좋지 않은 점도 사업 전면 철수를 결정하게 된 이유의 하나로 파악된다. 큰 돈벌이도 되지 않는 사업을 위험 부담을 안아가며 굳이 계속하기보다는 사업 다각화를 강화하는 쪽으로 경영 방침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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