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100만원 배상하라”
주택에 실제로 살고 있는 소유자 뿐 아니라 세들어 사는 사람도 일조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1부(재판장 김대휘)는 25일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다세대주택에 세들어사는 유아무개(37)씨가 “집 앞에 상가건물이 들어서는 바람에 일조권을 침해당했다”며 상가건물 건축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깨고 “유씨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조권은 쾌적하고 건강한 주거생활을 누리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세입자가 일조권 침해사실을 알면서도 그 주택에 입주한 것이 아닌 이상,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세입자의 일조권은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유씨가 사는 집은 동지를 기준으로 오전9시~오후3시 연속 2시간 이상 또는 오전8시~오후4시 총 4시간 이상의 일조량이 확보되지 않아 일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다세대주택 건물 앞쪽에 6층짜리 상가건물이 들어서는 바람에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자 다른 주민들과 함께 소송을 냈지만, 1심 재판부는 “일조권은 소유권의 일종이므로 건물 소유주들에 대해서만 100만원~3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며 세입자인 유씨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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