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표창 받고 퇴임하는 교사 류영수씨
“교직 생활을 하기는 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한 일인데요.”
38년의 교직 생활을 끝내고 28일 정부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는 경기 양평고 교사 류영수(62)씨. 그는 지난 25일 제자들과 함께 조촐한 퇴임식과 함께 개인 전시회를 열어 자신이 평생 그려온 유화 32점을 학교에 기증했다. 이들 유화는 그가 병상에 누운 어린 아들을 위해 처음 붓을 들어 지난 20여년 동안 그려온 대표작 전부다. 국전에 출품하기도 했던 그의 작품은 아마츄어를 수준을 넘어선 상태였다. 홍익대 등 미대 교수들과 전문 화가들이 이날 개인 전시회에 전시된 그의 작품들을 보고 매긴 값은 시가로 1억여원. 이날 전시회에서 소장가에게 팔려나간 그림 2점(700여만원)도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학교에 전달됐다. 류 교사는 이번 작품 기증에는 ‘속죄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했다.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학생들한테 나름대로 해본다고 했지만 었을 때는 무모한 혈기로 했고 특별한 교육철학도 없었지요. 그러다 나이 먹으면서 이제 제대로 하겠다 싶으니 정년이 됐습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평생에 그린 작품들이 팔려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여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류 교사는 올해 안에 홍익대 미대에 편입해 전문화가로서 ‘제2의 인생’을 가겠다는 그는 “남은 기간 못다한 봉사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양평/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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