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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동강 고립주민들 “살 길 생각하지 않는게 더 편하다”

등록 2006-07-21 14:03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마음이 편해요"

큰 비만 오면 진입도로가 물에 잠겨 고립되는 동강 상류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가수리 마을은 이번 폭우에도 6일 동안 고립됐다.

영월다목적댐(영월댐) 건설 찬반 논란 당시 생존을 위해 차라리 고향을 떠나겠다며 '댐건설 찬성'을 울부짖었던 가수리 마을은 올해도 수마의 상처를 깊게 입고 말았다.

당시 수몰지역주민대책위원장으로 농기구를 던지고 4년이라는 긴 시간을 '환경보존'이라는 거대한 힘에 맞서 싸워왔던 이영석(44)씨.

이번 수해는 그가 2000년 영월댐 건설계획 백지화 이후 살아 남기 위해 흘려온 피와 땀의 거의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

고향이 수몰되는 것이 싫어 영월댐 건설을 반대했던 가수리 마을주민들은 91년 지정된 수몰예정지 때문에 각종 지원사업에서 제외되면서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등 생존 자체가 어려워지자 "차라리 댐을 지어달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찬반 논란에서 절대적인 소수였던 동강 사람들의 처절한 생존의 몸부림은 철저히 외면 당했다.

댐 건설 계획이 취소되면서 동강 사람들을 위한 생존대책도 마련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이씨는 '투쟁가'에서 다시 농민으로 돌아와 밤낮없이 일하며 지난 10년간 쌓인 빚을 조금씩 갚아 나갔다.

특히 올해는 정선군의 지원과 자부담 등 1억원이 넘는 거금을 투자해 동강 변에 700평 규모의 영지버섯 재배단지를 만들었다.

그의 꿈은 올해 8월 첫 출하를 시작으로 2년 뒤에는 모두 2억원에 이르는 소득으로 그동안 항상 경제적, 정신적 부담이 됐던 부채 상당부분을 상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계속된 집중호우로 불어난 동강은 희망의 터전인 영지버섯 재배단지를 순식간에 휩쓸고 지나가 버렸다.

물론 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알지만 쑥대밭으로 변한 영지버섯 재배단지 그리고 다시 늘어난 부채 등 희망을 빼앗겨 버린 그는 선뜻 재기의 삽을 들지 못하고 있다.

배연호 기자 byh@yna.co.kr (정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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