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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0여명에 60여차례 성추행한 육군 중대장 구속

등록 2006-07-24 19:05

“징역 1년이하” 솜방망이 처벌 문제
철저한 예방교육 등 대책마련 시급
끊이지않는 군대 성추행사건 왜?

최근 군내 장교의 사병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육군 6군단 직할 공병대 중대장인 류아무개(40) 소령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6월까지 부대 회식 자리나 자신의 집무실, 내무실 등에서 부하 병사 11명, 부사관 9명 등 20여명을 60여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됐다고 육군이 24일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류 소령은 처음에는 중대원들과 친밀도를 높인다며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쓰다듬는 척하다 바지 안에 손을 집어넣는 등 점점 추행의 강도를 높여갔다고 한다.

특히 류 소령은 지난 5월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행정 보급관(상사)에게서 부하들이 입은 정신적 충격 등을 전해듣고 피해 사병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까지 했으나, 한 달 뒤 술자리에서 또다시 부하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앞서 제28보병사단 정아무개(44·대대장) 중령이 지난해 8월부터 부하병사 6명을 자신의 관사로 불러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껴안는 행위를 십여차례 계속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한 혐의로 지난 3월23일 구속된 사실이 지난 4월 뒤늦게 알려졌다.

육군은 2003년 8월 일선 부대 대대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병이 자살한 사건을 계기로 대규모 실태조사를 벌여 22건의 성추행과 성희롱 사건을 적발했다. 육군은 당시 ‘병영생활 금지행동강령’을 제정해 강력한 처벌 방침을 밝혔으며, 지난 2월28일에는 김장수 육군총장 이름으로 ‘성 군기 사고 예방을 위한 지휘서신’을 각 부대에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또다시 성추행 사건이 잇따르는 데는 군의 처벌이나 대책이 형식적이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아무개 대대장은 피해 사병들이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전역지원서를 낸 뒤 4월19일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풀려나는 등 성추행 사건 장교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가깝다. 또 일반 형법의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 징역형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비교적 무겁게 처벌받게 돼 있으나, 군형법상 추행죄는 징역 1년 이하로 상대적으로 가벼워 사전예방 효과가 약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인권팀 간사 자주씨는 “군대내 성폭력과 성추행은 동성애자에 의한 것보다는 이성애자인 상급자가 권력이나 남성성의 우월성을 확인하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군에서는 먼저 남성 간에도 성폭력이나 성추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예방교육을 철저하게 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육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내 성추행 실태를 다시한번 조사해 예방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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