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탈 김시민 장군 ‘공신교서’
한 방송사와 시민단체 주도로 시민들이 돈을 모아 국외에 있는 보물급 문화재를 되찾아왔다.
<문화방송> 프로그램 ‘!느낌표’ 제작진과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위원장 황평우)는 진주대첩 영웅으로 널리 알려진 김시민(1554~1592) 장군의 ‘공신 교서’를 일본 도쿄의 한 고서적 판매상에서 1400만엔(우리 돈 1억1442만여원)에 사들여, 24일 밤 9시40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들여왔다. 제작진과 문화연대는 이달 초순부터 인터넷 모금과 두 차례의 시민 참여 모금행사를 통해 ‘공신 교서’를 사들이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했다.
‘공신 교서’는 나라와 왕실에 공을 세운 신하에게 임금이 상을 내린 기록을 담은 문서로, 이번에 되찾아온 김시민 장군의 공신 교서는 1604년 선조가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이들에게 내린 18점의 선무 공신교서 가운데 하나다. 가로 226㎝, 세로 37.2㎝ 크기의 비단 두루마리로 만들어진 교서에는, 김시민 장군을 잃어 슬퍼한다는 내용과 함께 김 장군을 선무 2등공신에 추증하고 유족에게 노비와 토지 등을 하사한다는 내용이 붓글씨로 적혀 있다.
이 교서는 일제 때 미우라 히로유키(1931년 사망) 교토제국대 교수가 일본으로 가져간 뒤 후손들이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고서적 판매상들의 경매 목록에 올라 존재가 확인됐다.
이상훈 국립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현재까지 전하는 6점의 조선시대 선무 공신교서 가운데 4점이 보물로 지정돼 있는 만큼 이번 교서 역시 가치가 매우 크다”며 “김시민 장군에 대한 역사 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이번 공신 교서는 앞으로 연구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신 교서는 29일부터 한 달 가량 국립중앙박물관에 특별 전시된 뒤, 진주대첩의 현장인 국립진주박물관으로 옮겨진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사진 문화방송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