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살기 좋았던 고급 빌라촌에 불안감 팽배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고급 빌라 촌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 서래 마을에서 아기 시신 2구가 냉동고에서 발견됐다는 소문이 퍼진 25일 이 마을 주민들은 동요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고급 레스토랑과 분위기 좋은 카페의 소재지로 언론매체에 등장했던 서래 마을이 엽기적인 사건 현장으로 브라운관과 신문지상을 장식한 데다 평소 이 동네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경찰차가 분주히 돌아다니자 불안감을 보이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H 빌라 주변에 이날 오전부터 경찰차와 언론사 차량이 줄지어 주차돼 있는 광경을 본 주민들은 "그 일 때문인가 보다"며 수군거렸고 아직도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던 주민들은 그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라는 모습이었다.
이 마을을 관할하는 방배경찰서 서래 지구대는 평소 이 지역 순찰을 돌지 않았지만 전날 사건이 터진 뒤 돌발 상황에 대비해 순찰차로 동네 구석구석을 살피고 있다.
H 빌라에 사는 조모(28ㆍ여)씨는 경찰차를 비켜 자신의 BMW 승용차를 주차한 뒤 "한 동네에서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다니 소름이 쫙 끼친다"며 정색을 하고는 집안으로 서둘러 들어갔다.
이틀 연속 언론과 경찰의 방문이 끊이지 않자 이 빌라의 경비원은 "동네 주민들이 불안하다고 항의하는 전화가 빗발친다. 사건이 일어난 빌라와 같은 동 주민은 노이로제 증상을 호소할 정도다"라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빌라 전경을 찍는 방송사 카메라 기자에게 "이 곳이 얼마나 조용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명성이 높은데 그러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려 집값을 떨어뜨리려 하느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사건이 난 빌라가 프랑스인 소유고 주인이 휴가로 집을 비운 사이 그 곳에 프랑스인 친구와 필리핀계 가정부가 드나든 점에 비춰 아기 유기범이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자 이 마을 외국인 주민들도 사건의 경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지사로 발령난 남편을 따라 이 마을에서 살고 있다는 프랑스인 베로니끄 르블롱(45)씨는 "아침에 출근한 남편이 회사에서 인터넷으로 사건관련 뉴스를 접하고 집으로 바로 전화를 해 알려줬다. 믿기 어려운 일이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르블롱씨는 "어떤 식으로든 프랑스인이 관련된 사건인 만큼 전모가 빨리 명확히 드러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 일어난 가정처럼 프랑스인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필리핀인 앤지(47ㆍ여)씨는 "다른 필리핀 가정부에게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너무 놀랐다. 사건이 난 집 가정부와 모르는 사이지만 그녀가 사건에 연루돼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이 마을에서 프랑스 가정 아이들만 원생으로 두고 있다는 F 유치원 관계자는 "휴가철이라 부모들이 모두 휴가차 고국이나 외국 휴양지에 나가 아직 유치원에 파장은 크지 않지만 이들이 돌아오면 모두 깜짝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속의 `작은 프랑스'로 알려진 이 마을이 다시 평온을 되찾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임을 짐작케 해주는 말이다. 조성미 기자 helloplum@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국지사로 발령난 남편을 따라 이 마을에서 살고 있다는 프랑스인 베로니끄 르블롱(45)씨는 "아침에 출근한 남편이 회사에서 인터넷으로 사건관련 뉴스를 접하고 집으로 바로 전화를 해 알려줬다. 믿기 어려운 일이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르블롱씨는 "어떤 식으로든 프랑스인이 관련된 사건인 만큼 전모가 빨리 명확히 드러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 일어난 가정처럼 프랑스인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필리핀인 앤지(47ㆍ여)씨는 "다른 필리핀 가정부에게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너무 놀랐다. 사건이 난 집 가정부와 모르는 사이지만 그녀가 사건에 연루돼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이 마을에서 프랑스 가정 아이들만 원생으로 두고 있다는 F 유치원 관계자는 "휴가철이라 부모들이 모두 휴가차 고국이나 외국 휴양지에 나가 아직 유치원에 파장은 크지 않지만 이들이 돌아오면 모두 깜짝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속의 `작은 프랑스'로 알려진 이 마을이 다시 평온을 되찾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임을 짐작케 해주는 말이다. 조성미 기자 helloplum@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