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누구? 이란성 쌍둥이?
7월23일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프랑스인 집에서 갓난아기 두 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의 수사가 깊은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유전자 감식 결과 갓난아기의 아빠로 판정된 프랑스인 ㅋ이 프랑스로 출국한 뒤 “나는 아빠가 아니다”라고 부인하는데다, 필리핀인 가정부는 유전자 감식 결과 아기들과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먼저 현재로서는 ㅋ이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2일 경찰은 “ㅋ의 조사 과정에서 출국 연기를 요청했으나, ㅋ이 비행기표를 이미 예약했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대신 ㅋ은 경찰에 “출국 뒤에도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ㅋ은 태도를 바꿔 지난 1일 한국 주재 프랑스대사관과 경찰에 “나는 아기들의 아빠가 아니고 유전자 감식 결과가 잘못된 것”이라며 경찰의 조기 귀국 요청에도 응하지 않을 뜻을 전해왔다. 경찰은 “한국-프랑스 사이엔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으나, 양국의 대사관을 통한 ‘사법 공조’로 ㅋ에 대한 현지 조사나 서면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ㅋ이 스스로 조사나 귀국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수사 진척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기들의 엄마에 대해서도 확인된 것은 엄마가 같다는 것뿐이다. 필리핀인 가정부는 유전자 감식 결과 엄마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이웃 주민들이 봤다는 10대 백인 소녀에 대해서도 경찰은 “이 소녀를 봤다는 이웃 주민의 증언이 불확실해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집주인 ㅋ과 가정부 외에 제3의 인물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맡겨놓았다”며 “감식 결과가 나오면 수사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나온 조사 결과를 보면, 이 아기들은 이란성 쌍둥이로 보인다. 유전자상의 아빠가 ㅋ이고, 엄마는 한 사람이며, 일란성 쌍둥이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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