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냉동고 아기’ 수사 어떻게 돼 왔나

등록 2006-08-07 23:06

프랑스인 거주지인 서울 서래마을의 한 빌라 냉동고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된 `미스터리'에 대해 경찰은 그동안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다각도로 수사를 벌여 왔다.

`영아 유기' 미스터리는 아기들의 아버지인 프랑스인 C(40)씨가 회사 회의 참석차 지난달 23일 입국한 뒤 시신 2구를 발견, 경찰에 신고하면서부터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경찰은 일단 C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고 C씨가 휴가 중 보안카드와 열쇠를 맡겼던 프랑스인 친구 P(48)씨와 필리핀인 가정부 L(49.여)씨가 휴가 기간 중 출입이 가능한 유일한 사람들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P씨가 휴가 중 4번 출입한 것에 주목, P씨의 행적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C씨의 연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C씨의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

C씨는 지난달 26일 재출국이 예정돼 있었고 경찰은 C씨가 참고인 신분이라 출국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는데다 적극 협조를 약속함에 따라 프랑스 출국을 허용했다.

경찰 수사는 DNA 분석 결과 C씨가 영아들 2명의 아버지로 확인되면서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P씨 쪽으로 초점을 맞췄던 수사 방향이 C씨 주변으로 급속히 변경된 것.

그러나 C씨가 이미 출국해 버려 수사는 장기화 가능성을 넘어 자칫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대두됐다.

경찰은 아버지의 신원을 확인하게 되자 C씨 집에서 주변 인물의 DNA가 묻었을 가능성이 높은 물건들을 비롯해 가정부 L씨의 DNA를 국과수에 보내 산모를 찾는데 주력했고 C씨 주변 여성들이 산모일 가능성에 무게를 둬 왔다.

영아들의 DNA 검사를 통해 모계를 확인하면 영아 유기 사건의 윤곽이 잡힐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또 경찰은 C씨가 일정 부분 사건에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통해 C씨의 조기 입국을 종용해 나갔다.

국과수의 분석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경찰 용의선상에 올랐던 인물들이 하나둘씩 혐의점을 벗는 양상으로 수사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가정부 L씨는 산모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C씨 집 앞에서 목격됐다던 10대 프랑스 소녀의 존재도 신빙성이 없어 수사선상에서 배제됐다.

C씨 주변 여성중 용의선상에 남은 사람은 C씨 아내였지만 경찰은 일단 범행 수법에 비춰 C씨가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아기를 낳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C씨와 왕래가 잦았던 여성 2~3명의 존재를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는 C씨의 통화 및 신용카드 사용내역 조회와 탐문수사 기법 등이 동원됐으며 미지의 여성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들도 추가로 국과수에 전달됐다.

경찰은 국과수의 분석 결과를 통해 이들 중 영아들의 산모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분석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국과수는 DNA 분석을 통해 7일 영아들의 산모가 C씨의 아내인 프랑스인 V(39)씨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2003년 12월 V씨가 자궁 적출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토대로 영아 유기가 2003년 12월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 프랑스 사법 당국과의 공조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에 가장 근접해 있는 C씨 부부를 조기 소환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