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왜, 그것도 냉동고에…C씨 정말 몰랐나
경찰 “상식선에선 도저히 해답 안나오는 사건”
경찰 “상식선에선 도저히 해답 안나오는 사건”
프랑스인 집단거주지인 서래마을의 한 빌라 냉동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영아 2명이 DNA 분석결과 프랑스인 C(40)씨 부부의 아기들로 확인됐지만 이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궁금증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통해 태어난 아기들이 무슨 이유로, 어떤 과정을 통해 유기되고, 그것도 차디찬 냉동고에 오랜 기간 보관됐을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도 "정말 상식선에서 생각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 보기 드문 사건"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경찰 수사를 통해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근거로 남아 있는 의문점을 짚어본다.
◇ 왜 = 부부 관계를 통해 태어난 아기들을 왜 유기했는지가 이 사건을 둘러싼 가장 핵심적인 의문점이다.
경찰은 일단 외국계 자동차부품회사 엔지니어인 C씨 부부가 불화를 겪으면서 아내인 V(39)씨가 남편에 대한 분노 혹은 증오심을 유기란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확인되진 않았지만 C씨가 혹시 다른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가정하면 이를 눈치 챈 V씨가 극도의 배신감을 느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아들 둘(11세ㆍ9세)을 둬 더 이상의 친자를 원치 않는 C씨 부부가 뜻밖에 임신을 한 뒤 낙태할 시기를 놓쳤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경찰은 V씨가 산후 우울증을 앓았거나 건강상 문제를 겪으면서 아기들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태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V씨가 복막염을 앓아오다 염증이 자궁으로 번져 2003년 12월 국내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자궁적출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V씨가 임신한 뒤 남편인 C씨의 아기가 아니라고 성급하게 판단해 남편 몰래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경찰은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정상적인 부부라면 이처럼 자기 아이들에 대해 이렇게 극단적인 짓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또 어떤 이유로 굳이 아기들을 냉동고에 넣은 뒤 보관하는 `엽기'적인 짓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명쾌한 설명은 되지 않고 있다. ◇ 언제, 어디서 = 일단 경찰은 자궁적출 수술을 받은 V씨가 2003년 12월 이후에는 아기를 낳지도 갖지도 못하기 때문에 C씨 부부가 입국한 2002년 8월과 2003년 12월 사이에 출산과 유기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시점과 최초 유기 장소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영아들이 C씨 부부가 살고 있는 서울 반포동 서래마을의 대형 빌라에서 최초로 유기된 것은 아니며 이사 오기 전 3년 간 살았던 방배동의 빌라에서 출산과 유기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방배동의 빌라에도 별도의 냉동고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해 이 집에서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으나 이 집에서 출산이 이뤄졌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적어도 2년7개월 이전에 일어난 것만 분명할 뿐 정확한 시점과 출산 및 최초 유기장소는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아 있다. 또 아기들이 살해된 채 유기됐는지, 산 채로 냉동고에서 사망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정말 몰랐나 = 아기들이 C씨 부부의 아들로 판명되면서 정말 C씨가 자신의 아기들이 태어나고 유기된 사실을 몰랐을까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부호가 찍힌다. 특히 유기된 시기가 최소한 2년7개월 이전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사까지 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전혀 몰랐을 수 있을지에 대해 누구도 설득력 있는 설명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신 2구가 오랜 기간 보관됐다면 C씨가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 석연치 않은 데다 이사까지 했다면 시신을 봉지에 싸서 옮겼다는 얘기가 돼 이를 눈치채지 몰랐다는 것이 수상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C씨가 유기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을지는 몰라도 출산과 유기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C씨는 아직 참고인 신분이지만 수사 과정에서 신분이 용의자로 바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한 것은 C씨의 연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C씨가 최초 신고자인 데다 `나는 아기들의 아빠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한 점 등으로 볼 때 정말 C씨는 유기는 물론이고 임신과 출산 사실조차 몰랐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또 V씨가 2차례 3~4개월 정도 장기간 집을 비운 사실이 있어 외부에서 출산이 이뤄졌다면 C씨가 몰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기들의 부모가 C씨 부부로 확인됐지만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는 C씨 부부나 그 가족들이 입을 열지 않는 한 사건의 정확한 실체는 여전히 안개 속에 가려져 있는 상황이다. 홍제성 기자 jsa@yna.co.kr (서울=연합뉴스)
경찰은 V씨가 산후 우울증을 앓았거나 건강상 문제를 겪으면서 아기들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태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V씨가 복막염을 앓아오다 염증이 자궁으로 번져 2003년 12월 국내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자궁적출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V씨가 임신한 뒤 남편인 C씨의 아기가 아니라고 성급하게 판단해 남편 몰래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경찰은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정상적인 부부라면 이처럼 자기 아이들에 대해 이렇게 극단적인 짓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또 어떤 이유로 굳이 아기들을 냉동고에 넣은 뒤 보관하는 `엽기'적인 짓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명쾌한 설명은 되지 않고 있다. ◇ 언제, 어디서 = 일단 경찰은 자궁적출 수술을 받은 V씨가 2003년 12월 이후에는 아기를 낳지도 갖지도 못하기 때문에 C씨 부부가 입국한 2002년 8월과 2003년 12월 사이에 출산과 유기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시점과 최초 유기 장소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영아들이 C씨 부부가 살고 있는 서울 반포동 서래마을의 대형 빌라에서 최초로 유기된 것은 아니며 이사 오기 전 3년 간 살았던 방배동의 빌라에서 출산과 유기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방배동의 빌라에도 별도의 냉동고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해 이 집에서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으나 이 집에서 출산이 이뤄졌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적어도 2년7개월 이전에 일어난 것만 분명할 뿐 정확한 시점과 출산 및 최초 유기장소는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아 있다. 또 아기들이 살해된 채 유기됐는지, 산 채로 냉동고에서 사망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정말 몰랐나 = 아기들이 C씨 부부의 아들로 판명되면서 정말 C씨가 자신의 아기들이 태어나고 유기된 사실을 몰랐을까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부호가 찍힌다. 특히 유기된 시기가 최소한 2년7개월 이전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사까지 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전혀 몰랐을 수 있을지에 대해 누구도 설득력 있는 설명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신 2구가 오랜 기간 보관됐다면 C씨가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 석연치 않은 데다 이사까지 했다면 시신을 봉지에 싸서 옮겼다는 얘기가 돼 이를 눈치채지 몰랐다는 것이 수상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C씨가 유기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을지는 몰라도 출산과 유기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C씨는 아직 참고인 신분이지만 수사 과정에서 신분이 용의자로 바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한 것은 C씨의 연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C씨가 최초 신고자인 데다 `나는 아기들의 아빠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한 점 등으로 볼 때 정말 C씨는 유기는 물론이고 임신과 출산 사실조차 몰랐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또 V씨가 2차례 3~4개월 정도 장기간 집을 비운 사실이 있어 외부에서 출산이 이뤄졌다면 C씨가 몰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기들의 부모가 C씨 부부로 확인됐지만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는 C씨 부부나 그 가족들이 입을 열지 않는 한 사건의 정확한 실체는 여전히 안개 속에 가려져 있는 상황이다. 홍제성 기자 js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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