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정부 양성화가 ‘돈 먹는 괴물’ 키웠다

등록 2006-08-21 23:03수정 2006-08-22 01:45

2001년 오락실 등록제·2002년 상품권 허용
국민의 정부-참여정부 거치며 폭발적 성장

‘도박공화국’… 정책실패 책임은 어디에

대한민국이 온통 지금 같은 ‘도박공화국’으로 바뀌는 데는 채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그 주역은 정부, 구체적으로 보면 문화관광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물어 가던 ‘국민의 정부’에서 뿌려진 그 씨앗은 ‘참여정부’ 들어 왕성한 성장을 거듭했다. 크고 작은 실정이 또다른 실정을 부르고, 그럴 때마다 사행 시장은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2002년 3800억원 규모의 성인오락실 시장은 2006년 무려 26조원(05.8~06.6) 규모의 ‘괴물’이 돼 버렸다.

잘못 끼워진 첫단추 ‘영등위’=영상물등급위가 게임심의 사업을 시작한 때는 1999년이다. 게임을 ‘영상물’ 인가 대상으로 삼고도 철학과 전문성은 부재했다. 문화관광부는 당시 영등위의 인력 충원도 하지 않은 채 업무만 떠맡겼다.

당시 근무했던 전 영등위 사무국 직원은 “그 때 영등위에서는 능력, 조직도 안 돼서 게임심의 사업을 안 받으려고 했다”며 “하지만 이권 사업이라 억지로 문화부가 떠맡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의 사법단속권, 제작협회의 전문성도 없이 사업만 덜렁 떠맡은 셈이다. 현재도 소위원회 심의위원 모두 비상근으로 근무한다.

성인오락실 양성화=문화부는 2001년 12월24일 성인오락실을 ‘시·도지사 지정제’에서 ‘관할 구청 등록제’로 바꿨다.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성인오락실을 차릴 수 있게 됐다. 음지의 성인오락실을 양성화한다는 취지였지만, 결과는 성인오락실의 폭발적 증가였다. 지정제일 때는 130여곳에 그쳤던 것이 등록제로 바뀌면서 2만3천여곳으로 늘었다.

수가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지자 오락실 업주들은 수익을 높이려고 불법으로 기계를 개·변조하기 시작했다. 그 수는 현재 1만5천여곳에 이른다.

문화부는 성인오락실 안에서 ‘18세 이용가’ 게임물의 비율이 40%를 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형식적 조처에 그칠 뿐이다. 현장에선 바다이야기, 황금성 같은 사행성 게임으로 가득하다.


상품권 이어 ‘연타’기계까지 등장=애초 문화부는 2002년 2월 경품취급 고시를 개정해 상품권을 성인오락실에서 경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허용된 상품권은 2종에 불과했다. 하지만 환전성이 강한 상품권이 경품으로 ‘시장’에 풀리자, 환전소가 등장하고 손님이 줄어 울상이던 성인오락실은 ‘회생’ 기회를 맞게 된다.

스크린경마 게임이 돌풍을 일으키고 2004년 12월 바다이야기가 나오면서 성인오락실은 일대 부흥기를 맞게 된다. 2004년을 분기점으로 성인오락실은 폭발적으로 늘어 2005년 아케이드게임 시장은 전해에 견줘 300% 이상 성장해 1조원대에 이른다. 상품권 정책이 최악의 선택이었던 셈이다.

더구나 ‘연타’‘예시’ 등 사행성 높은 기능을 지닌 오락기가 잇따라 출시됐는데도 문화부와 영등위는 서로 책임을 미루며 이를 여과해내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해 말 상품권 입출 내역과 게임기 개·변조까지 기록되는 소위 게임기 블랙박스라고 불리는 ‘인증칩’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현재 제작되고 있는 인증칩은 상품권 입출 내역만 기록되는 수준으로 제작되고 있다. 상품권 지정제가 내년 4월 폐지되기 때문에 2억원 이상을 날린 채 이마저도 무용지물이 됐다.

임인택 전진식 기자 imi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