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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영등위 전 위원 “초임자 게임기 몰라 몇몇 위원들이 좌우”

등록 2006-08-22 07:10

영등위 전 심의위원의 ‘졸속심사’ 증언
영상물등급위원회 아케이드게임 소위 전 위원 유청산(34)씨는 21일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다시는 이 분야에 발을 못 디딜 수도 있겠죠”라고 토로했다. 영등위의 일상적인 ‘심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일의 대가다.

“〈한겨레〉는 지난해 7월에도 바다이야기 등 높은 사행성을 지닌 성인오락기를 마구 쏟아놓은 영등위 아케이드게임 소위의 심의 부조리에 대해 보도했었죠. 밖에서는 몰랐지만 저도 당시 이경순 영등위원장에게 대책 마련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앞서 유씨가 〈한겨레〉에 보낸 편지를 보면, 일상적으로 벌어진 영등의의 편법·위법 심의 실태는 상상을 넘어선다. 유씨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2005년 1월 아케이드게임 소위 위원으로 위촉(05년 7월8일까지)된 유씨는 “(당시 같이 위촉된) 4명의 새 위원들 가운데 한 명만 게임기에 대한 약간의 지식이 있었을 뿐”이라며 “위촉된 첫날부터 심의를 했는데 기존의 위원들이 이끄는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전·현직 심의위원들도 업무를 시작한 뒤 3~4개월 정도 지나서야 게임물을 심의할 수 있는 안목이 겨우 생긴다고 얘기하고 있다. 특히 당시 4명의 위원들은 위원으로 위촉되자마자 기존 위원들과 함께 ‘영등위 세부고시’를 만들었다. 졸속으로 진행됐음은 물론이다. 유씨는 “(게임물 심의라는 게) 우리가 만든 세부 고시에 잘 비껴 나갔는지에 대한 심의에 불과했다”고 털어놨다.

심의 과정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유씨는 “통상 심의물에 대해 가장 까다로운 태도를 보이던 이가 어떤 심의물 경우에는 갑자기 ‘통과’시켜야 한다는 강한 뜻을 피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초임자는 그저 또 따라갔다.

유씨는 “우리 심의 방식은 밖에서 생각하는 ‘다수결의 원칙’ 이라기보다는 몇몇 업계나 게임시장을 아는 심의 위원들 위주로 이뤄지는 심의였다”며 안따까움과 자괴감을 함께 드러냈다.

“법적 절차를 자의적으로 무시하고, 제대로 된 심의를 하지 못하는 중대 문제를 그대로 방치한 데 대해 부끄럽습니다. 게임심의기구의 잘못된 행정과 심의 결과로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일이 있어선 안 됩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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