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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품용 상품권 발행 최근 급증…왜?

등록 2006-08-22 21:34

전체 30조원 중 최근 8개월새 21조 발행돼
발행업체 추가 지정 탓..발행업체 지정 로비 의혹 무성
게임산업개발원 의혹의 핵으로 부상
올해 들어 사행성 게임 '바다 이야기' 파문의 핵심으로 떠오른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가 늘어나면서 상품권 발행물량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물의 불법 개ㆍ변조로 인한 사행성 강화로 불법 환전이 대거 늘어나면서 너나 없이 경품용 상품권 사업에 뛰어들었고 이 과정에서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되기 위해 대상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 로비를 펼쳤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경품용 상품권업체 지정은 어떻게 = 작년 8월부터 시행된 경품용 상품권 지정제도 운영 규정에는 게임장에서 건전한 경품용 상품권을 유통하고자 하는 자는 누구든지 지정기관인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서 요구하는 지정요건을 충족할 경우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지정기관에서 지정요건 적합 여부에 대해 확인 실사 후 수시로 지정하게 할 수 있는 구조다. 서류 접수부터 지정 여부 결정까지는 통상적으로 보름정도가 소요 된다.

주요 지정 요건은 ▲보증보험사 등 금융기관의 지급보증 ▲상환실적이 있는 문화ㆍ관광 관련 가맹점 100개 이상 보유 ▲상품권 관리를 위한 전산시스템 구비 등이다.

◇ 8개월새 상품권 21조원 발행돼 = 올 들어 게임물의 불법 개ㆍ변조로 인한 사행성 강화로 불법 환전이 대거 늘어나면서 경품용 상품권 발행이 대폭 늘었다. 불법 환전이 증가할수록 게임장, 환전소, 상품권 발행사는 배를 불릴 수 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게임장에서 사용되는 경품용 상품권은 작년 8월 '지정제'로 바뀐 이후 7월말까지 30조원어치(60억장)이 누적발행됐다. 현재 시중 평균 유통량은 약 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 번 사용한 상품권을 재사용하거나 이른바 환전소를 통한 음성적인 환전이 이뤄지는 '딱지상품권'까지 합치면 성인오락실에서 유통되는 경품용 상품권의 실제 액수는 드러난 것보다 훨씬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게임산업개발원은 올 초에 작년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8조9천억원에 달하는 상품권이 누적발행됐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작년 8월이후 올 7월말까지 상품권 누적 발행량 30조원에서 작년분(작년 8월~11월)을 빼면 8개월 사이 무려 21조원 정도의 상품권이 발행된 셈이다.

이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품권 발행업체는 작년 8월 지정제 시행 초기에는 7개업체만 지정됐으나 현재 19곳으로 늘어났다. 이 중 1개 업체만이 실제로 상품권을 발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상품권 발행업체가 꾸준히 늘어난 점이 예사롭지 않다. 작년에는 8월과 11월 두번에 걸쳐 3개 업체가 추가 선정됐으나 올해 들어서는 매달 1~2개 업체가 늘면서 9개 업체가 새로 선정됐다.

이는 사행성 성인 게임방 확산과 맞물리면서 경품용 상품권 발행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발행업체로 선정되기 위한 로비가 치열하게 이뤄졌다는 의혹도 서서히 머리를 치켜들고 있다.

◇ 전방위 로비 의혹 무성 = 업계 일각에서는 상품권 발행업체로 선정되기 위한 살포한 대규모의 '검은 돈'이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와 지정기관은 물론 정부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야 실세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심지어 일부 업체들은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받기 위해 정기적으로 돈을 갹출해 상납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된 일부 업체에는 386 등 운동권 출신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상품권 발행업체 관계자들이 여야 중진을 포함한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고액의 후원금을 낸 것으로 밝혀진 점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게임산업개발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정요건이 3가지 정도에 그치는 등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다"면서 전방위 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 한국게인산업개발원, 의혹의 핵 = 경품용 상품권 둘러싼 의혹의 한가운데는 발행업체 지정 권한이 있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자리 잡고 있다.

게임산업개발원은 문화관광부 산하기관으로, 1999년 2월 설립됐다. 2본, 1실, 2팀, 산업전략본부, 게임아카데미, 혁신기획실, 산업정책팀, 산업진흥팀, 게임문화진흥센터 등의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유통개선추진단에서 경품용 상품권 지정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IT 분야의 노사모'로 불리는 '현정포럼'의 멤버인 우종식 원장이 조직을 이끌고 있어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과정에서 여권과의 로비 커넥션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 비디오 아케이드 모바일 등 게임분야를 지원하며 올해 예산은 121억원이다. 40명 직원은 모두 민간인 신분이며 예산 중 사업비 104억원은 100% 국고로 지원된다.

개발원은 지난해 7월 문화부 고시에 따라 오락실 상품권 지정 업무 및 사후관리 업무를 맡으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한 해 국방예산 23조원보다 많다는 상품권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문화부는 게임문화진흥기금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개발원이 상품권 발행사들로부터 총 발행액에 따라 0.04∼0.1%를 수수료로 받도록 했다. 지금까지 받은 수수료는 모두 146억원 정도로 제도 관리,게임개발 투자 등에 일부 쓰이고 현재 60%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수수료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마저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손봉숙 의원에 따르면 개발원은 징수한 수수료를 목적사업 외에 차량 구입비,사무실 확장공사,법률 자문료,개발원 국민연금 부담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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