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위 활동 두둔’ 두차례 기자회견 주도
시민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소속의 전·현직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들이 ‘책임 떠넘기기’를 주도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기윤실은 도박산업의 폐해를 막기 위해 지난 2002년 전국적으로 3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을 모아 ‘도박산업 규제 및 개선을 위한 전국네트워크’라는 단체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기윤실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영등위 게임제공업용게임물 소위원회에 4명의 위원을 추천해 활동하도록 했다. 권장희 전 영등위원 등이 대표적이다. 권 전 위원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도박공화국의 책임이 전적으로 문화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기윤실 쪽 사람들이 영등위원으로 활동한 데 대해 조진석 기윤실 간사는 “시민단체로서 밖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성인오락기를 심의하는 영등위에 들어가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윤실이 소위원회에 참여한 지난 3년 동안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성인오락기 3천여대가 심의를 통과했다. 그럼에도 기윤실은 영등위를 두둔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실제 문화관광부와 책임공방을 벌인 영등위 쪽의 2차례 기자회견은 모두 기윤실 소속 위원들이 주도했다.
기윤실 출신의 이진오 전 위원은 25일 기자회견에서 “나 같은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성인오락기 심의를) 함부로 못한다”며 부실심의에 대한 책임을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3년여 동안 성인오락기 심의 소위에는 언제나 기윤실 회원이 참여해 왔다.
전진식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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